"물에 들어가도 덥다"…한강 수영장,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로 '북적'

"문 닫을 때까지 놀래요"…폭염에 가성비 한강 수영장 '인기'
인기 가요에 몸 흔들며 더위 쫓아…'1인 5000원' SNS서 입소문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2026.7.27 ⓒ 뉴스1 윤지오 수습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잖아요. 오늘은 여기 한강 수영장이 문 닫을 때까지 있을 거예요."

27일 오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수영장은 열대야를 피해 도심 속 야외 수영장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월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수영장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 모습이었다.

아내, 자녀와 함께 수영장을 방문한 윤 모 씨(38·남)는 "어제는 강원도에 놀러 갔었는데 한강 수영장이 훨씬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은 데다가, 밤까지 놀 수 있다"며 웃었다.

연일 낮 최고 37도를 기록하고 열대야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여름 나기를 위해 야간 수영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날 여의도 한강 수영장에는 주최 측 추산 3500여 명이 몰렸다. 특히 야간 개장이 시작되는 오후 5시 30분 이후엔 580명의 시민이 현장 예매를 하기도 했다.

수영장을 찾은 시민들은 물속에서 노래와 함께 흥을 돋우며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름밤을 즐겼다. 200여 명의 시민이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빅뱅, 지드래곤, 싸이의 노래와 리듬에 몸을 맡겼다. 수영복 차림으로 서로에게 어깨동무한 시민들은 노래의 하이라이트가 나올 때마다 '워터밤'을 일으키듯 커다란 물장구를 쳤다.

시민들은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도심 속 수영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해가 졌음에도 서울 기온은 28.5도에 육박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열대야에 해당한다.

두 자녀와 함께 수영장을 찾은 강 모 씨(41·남)는 "집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어야 하는 데다가 밤에도 덥기만 해서 한강 수영장을 찾아왔다"며 "보통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춥기 마련인데 오늘은 더워서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온 이 모 씨(72·여)는 "올해는 너무 더우니까 에어컨을 낮에도, 밤에도 계속 켠다"며 "집에 있으면 손주도 더워서 너무 힘들어해서 여기 수영장으로 왔다. 과일이랑 닭강정, 라면을 같이 사 먹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음식을 파는 부스에 줄을 서는 모습. 2026.7.27 ⓒ 뉴스1 윤지오 수습기자

방문객은 20·30대 젊은 층도 많았지만 가족 단위도 많았다. 서울 여행을 왔다가 더위에 지쳐 한강 수영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방문객이 SNS를 통해 한강 수영장을 접하고 찾아왔다고 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한강 수영장'을 키워드로 한 게시물들이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달 초부터 여의도·뚝섬 한강 수영장과 잠실·난지 물놀이장이 밤 시간대에도 개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이탈리아에서 한국을 찾은 스테파니(31·여)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한강 수영장을 보고 찾아왔다"며 "음악에 맞춰서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신난다"고 말했다.

성인 기준 1회 입장료가 단돈 5000원에 불과한 '가성비'도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을 수영장으로 이끌기 충분했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여러 잔 마시는 것보다 더위 나기에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해 한강 수영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수영장 옆에서 노트북을 펴고 일을 하던 정 모 씨(52·남)는 "어제 처음 한강 수영장에 와봤는데 글 쓰는 데에 분위기도 좋아서 자주 올 것 같다"며 "작업하다가 더우면 물에 들어가고, 작업이 잘 안되면 분위기에 맞춰서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좋다. 열대야 때문에 덥고 짜증 나니까 밖에 나와서 작업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낮 최고기온은 31~38도로 예보된다. 서울은 최고 33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남부지방은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올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된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찾아온 26일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7.26 ⓒ 뉴스1 김도우 기자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