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자격 확인 않고 제압·수갑 체포 시도…인권위 "차별"

커터칼 들고 상자 개봉 중이던 재외동포에 강제력 행사
인권위, 경기 지역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직무교육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기도 지역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직무수행의 기본원칙, 보호장비 사용 규정, 현장 채증 원칙 등에 대한 자체 단속업무 수행 직원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경기도의 한 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에게 '출입국관리법' 및 '출입국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 상의 원칙을 명확히 준수하며 단속 활동을 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재외동포이자 적법한 한국 체류 자격을 가진 A 씨는 지난해 6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들이 식료품점에 갑작스럽게 들어와 단속에 대한 고지나 신분 확인 요구 없이 수갑을 채우려고 하는 등 부당하게 강제력을 행사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무소 측은 사건 발생지 인근이 불법 취업 외국인 등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식료품점 안에서 일하고 있는 A 씨의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A 씨가 진열대 사이에서 오른손에 커터 칼을 쥐고 앉아 작업을 하고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양 손목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사무소 직원들이 A 씨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당일 식료품점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사무소 직원들이 A 씨의 적법한 체류 자격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커터 칼을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 수갑을 소지한 채 A 씨의 두 손을 제압하는 등 부당한 강제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A 씨는 식료품점에서 물건 진열대 사이에 앉아 커터 칼을 들고 종이상자를 열어 물건을 진열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A 씨를 설령 미등록 외국인으로 상정한다고 할지라도 '출입국관리법'이 규정한 도주 우려, 자살·자해 우려, 위해 우려, 직무집행 거부 우려 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소속 단속 직원들에 대해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