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피의사실 등 형사사건 정보공개 관련 법 제정해야"

2023년 배우 이선균 사망에 사회적 우려 제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형사사건 관련 정보공개에 관한 통일적인 법률을 제정하고 법률 제정 전까지는 수사기관들의 공보 규정을 정비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15일 형사사건 관계인의 피의사실, 신상정보 및 수사 진행 상황 등 관련 정보가 명확한 법률상 근거 없이 수사 기관별 공보 규정에 따라 공개되고 있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권위는 공소제기 전 공개되는 사건 관련 정보가 공개될 경우 형사사건 관계인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무죄추정의 원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또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해 정보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최근의 환경에서는 이후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이미 형성된 사회적 낙인과 인권침해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형사사건 관련 정보공개가 법률이 아닌 각 수사기관의 공보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특별사법경찰 관리에 관한 통일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이라도 기관에 따라 정보의 공개 여부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인권위는 모든 수사기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형사사건 관련 정보공개의 요건·절차·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통일적인 법률의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에게 법 제정 이전 과도기적 단계에서는 정보공개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공개 대상자의 기본권을 보호할 필요보다 현저하고 명백하게 우월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공개하는 등 정보공개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민간위원이 과반수 참여하는 독립적인 사건공개심의위원회 설치 등의 대책도 함께 권고했다.

앞서 2023년 배우 고(故) 이선균 씨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 이 씨는 당시 마약 투약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받은 약을 수면제로 인식했다며 고의성을 부정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 경찰 수사 과정의 과도한 공개 등이 그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제기됐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