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익는 한반도 "살인적 더위"…전국 피서지 '북적'(종합2보)
경북 포항·경산 첫 폭염중대경보 발표…제주 강풍에 '결항'
"야외 활동·실외 작업 최대한 중단·연기…수분 섭취·휴식"
- 유채연 기자
(전국종합=뉴스1) 유채연 기자 = 12일 전국 곳곳에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각종 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시원한 물가와 실내로 피서를 갔다.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경북 포항·경산에서도 시민들은 해수욕장과 계곡, 워터파크 등으로 몰려 더위를 식혔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는 바닥분수와 청계천을 찾은 가족 단위 시민들로 붐볐다. 두 자녀와 함께 바닥분수를 찾은 윤 모 씨(47·남)는 "밤사이에는 열대야가 좀 있던 것 같았는데, 에어컨을 틀고 버텼다"고 말했다.
광화문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은 양산과 챙이 넓은 모자로 햇빛을 막았다. 선글라스와 팔 토시를 끼거나, 붉게 상기된 뺨을 손선풍기로 식히는 시민들의 모습도 흔하게 보였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반소매에 챙모자를 쓰고 부채를 연신 부치던 60대 남성 이 모 씨는 "찌는 거 보니 (이번 여름은) 더울 거 같다"며 "(부채도) 오늘 처음 들고나왔다"고 했다. 이 씨는 햇빛을 피해 황급히 그늘로 발걸음을 옮기며 "5월 중순부터 밤엔 에어컨을 틀어야 했다"며 "홍천 계곡으로 피서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이날 오전 11시부로 폭염중대경보가 처음 발표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폭염중대경보 첫 발표는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더위가 실제로 눈앞에 다가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북 포항의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자전거 대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푹푹 찌는 이런 날씨에 누가 자전거를 타겠느냐"며 "오랫동안 여기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살인적인 무더위는 처음 겪는 것 같다"고 했다.
포항시는 재난상황 2단계를 발령하고 재난부서와 29개 읍·면·동 필수인원에게 비상근무를 지시했으며, 경산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근무 체제에 들어가 폭염 피해 예방에 나섰다.
밤낮없이 찜통더위가 이어진 강원 지역의 도내 국립공원과 동해안 해변에는 무더위를 피하려는 피서 인파가 대거 몰려들었다.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오후 2시 기준 4896명의 탐방객이 찾았으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우거진 숲 그늘과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동해안 해변과 내륙의 물놀이 시설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강릉 안목수욕장과 속초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로 북적였고, 영동 지역 주요 펜션들은 주말 객실이 만실이었다.
같은 날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흘러나온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스타필드 수원 역시 다양한 편집숍과 인기 맛집 등을 찾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모 씨(31·여)는 "덥다고 집에서 계속 에어컨만 틀자니 (전기세) 부담이 돼 밖으로 나왔다"며 "스타필드가 집보다 시원해 오후 해가 질 때까지 있으려 한다"고 전했다.
경남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이 해변 곳곳에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그늘에 앉아서 손풍기를 든 채 손수건으로 연신 흐르는 땀을 닦는 사람도 있었고, 선탠오일을 바른 채 여름 햇살을 즐기는 피서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편 제주에서는 강풍으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며 주말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제주공항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국내선 102편(도착 54·출발 48), 국제선 2편(도착 1·출발 1) 등 총 104편이 결항했고, 국제선 3편(도착 3)이 회항했다.
제주공항 3층 일반대합실은 항공사로부터 결항 통보를 받은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는 대체 편을 구하기 위해 항공사별 체크인 카운터 앞으로 몰리면서 긴 대기 줄을 이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항공사 관계자는 "결항편 승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나 SNS 알림을 통해 대체 편 정보를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있는데, 현재 앱도 포화상태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직접 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은 이날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폭염 경보 및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경북 경산·포항에 대해 최고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오르는 극단적인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필수 업무를 제외한 모든 야외 활동과 실외 작업은 최대한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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