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7곳 압색…노태악·허철훈 피의자 적시(종합2보)

사태 발생 8일 만에 인력 110여명 투입…"신속 수사 방침"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들어간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8일 만에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10여 명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오전 9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 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무 유기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서울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관과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서울청 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100여 명이 투입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소속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 명도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참여하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및 각 지역선관위 위원장 등 10여 명이 피의자로 적시됐다.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 14개 투표소를 비롯한 전국 91개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들의 참정권 행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선거 당일 추가 배부가 이뤄진 투표소는 전국 140곳에 달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했다. 이에 검찰과 경찰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합수본을 설치했으며, 합수본은 검사 12명과 경찰 15명 등 총 27명 규모로 운영된다.

경찰은 선거 종사자들의 대화방을 확보한 뒤 선거사무 공무원과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투표용지 인쇄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8일에는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 등을 직무유기·직권남용·업무상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순환 사무총장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9일에는 각급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며 현재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노 전 위원장의 지명을 해제했으며 허 사무총장의 면직도 수리됐다. 노 전 위원장과 함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한 민소영 송파구 선거관리위원장도 지난 9일 사임했다.

전날(10일)에는 서울동부지법이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으나 검증 대상인 투표용지 보관 상자와 포장재가 이미 폐기돼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 선관위는 해당 상자가 법적 보관 대상이 아니어서 통상 절차에 따라 폐기됐으며, 증거보전 결정문은 폐기업체가 물품을 수거한 이후 송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선관위가 유권자 수의 11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물량을 50% 수준으로 줄인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이 예상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참정권 침해를 초래한 경위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본격 운영될 때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