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면접인데" 체육단체 호소…시위대 난입 아수라장

잠실 개표소 앞 "일터 돌려달라" 기자회견
중년여성, 경찰선 뚫고 충돌…곳곳 고성·막말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일주일째를 맞은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강서연 기자 = 체육단체들이 일주일째 이어진 잠실개표소 봉쇄 시위로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일터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6·3 지방선거 투표함이 보관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시위대가 에워싸고 '재선거'를 촉구하고 있다.

핸드볼경기장 내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 임직원 150여 명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누구와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이지 않았다"며 "그저 우리의 일터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낼 권리·집회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우리에게도 일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직원들 중 일부는 "(지난 금요일) 사실상 사무실에 갇혀 창문을 넘어 빠져나와야 했다"며 "출근하려던 직원들은 신분증을 검사당하고, 몸과 가방을 수색당했으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앞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출입을 협의했으나 번번이 인파에 막히거나 결렬됐다며 업무 마비에 따른 피해가 극심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공인 국가 자격시험 △국제대회 출전 준비 △각종 대회·사업 △세금 납부 △선수·지도자 수당 지급 등이 중단됐다.

직원들은 "일터를 돌려달라"라며 "어렵다면 최소한의 업무라도 볼 수 있도록 존중하고 길을 열어달라"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입주 단체와 면담하고 실질적 해결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방안을 촉구했다.

이들은 "참정권은 더없이 소중한 권리"라고 인정하면서도 "이 사태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 그럼에도 피해는 오롯이 단체와 단체가 지원하는 선수·국민에게 돌아오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의 업무 정상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 도중 한 여성이 기자회견을 가로막으며 항의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오대일 기자

하지만 직원들의 목소리는 주변에서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는 시위자들의 목소리에 묻혔다.

기자회견 초반에는 한 중년 여성 시위자가 경찰선을 뚫고 회견장 안으로 난입해 이격 조처 되기도 했다. 여성은 "놓으라"라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날 시위자들은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여기 사람을 모아달라"며 세를 모으고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벗어라"라고 소리 질렀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은 "어제 체육회 사람들이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과 함께 왔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가 소위 '프락치'였는지 지목하지는 못했다.

한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 시위자는 직원을 향해 "명함을 달라. 안 주니 이 사람들에게 신뢰감이 안 간다"고 말했다가 다른 시위자가 "명함을 요구하면 줘야 하는 거냐"고 지적하자 "네가 국민의힘 대변인이냐"고 말싸움을 걸기도 했다.

충돌은 기자회견 후에도 계속됐다. 약 7분 만에 기자회견을 마친 체육단체 직원들은 잠시 뒤쪽으로 물러났고, 시위자들은 언론을 쫓아다니며 "거기 사장이 중국 사람 출신 아니냐"는 등 "똑바로 해라""MBC 나가라" 등을 외쳤다.

기자들을 쫓던 한 시위자 남성은 다른 시위자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등 곳곳에서 작은 충돌이 계속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체육단체 직원은 "오늘이 국가대표 전담팀 면접인데 어쩌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