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외치면 슈퍼챗 '팡팡'…극우 유튜버, 개표소 앞 돈방석

'투표지 부족'에 음모론 불붙인 극우 유튜버들, 슈퍼챗 상위권
"재선거만? 부정선거다"…5개 채널서 하루에만 2000만원 벌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우리가 외치는 재선거의 전제는 '부정선거'죠. 부실선거로 물타기 하면 안 돼요."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맞은 첫 주말,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많은 유튜버가 몰렸다. 시위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재선거'만 외치고 '부정선거'는 주장해선 안 된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유튜버는 "이번 선거는 명확한 부정선거"라며 음모론에 불을 붙였다.

유튜버가 극단적인 주장을 할수록 구독자들은 더 많은 '슈퍼챗'(후원금)으로 보답했다. 결국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을 중계한 유튜버들 다수가 하루 만에 수백만 원의 수익을 챙겼다. 실제로 5일부터 7일까지 슈퍼챗 후원금 총액의 상위 5위를 차지한 곳이 모두 개표소 앞을 중계한 극우 유튜버들의 채널이었다.

8일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몸집을 불렸다가 탄핵 국면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극우 유튜버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다시 후원금을 쓸어 담고 있다. 이번 사태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극우 유튜버들의 '대목'이 되는 모습이다.

개표소 앞에 3만여 명이 몰렸던 지난 6일, 국내 슈퍼챗 상위 1~5위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하루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2000여만 원에 달했다. 구독자 15만 명의 유튜버 A 씨는 6일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서 라이브를 진행해 585여만 원을 벌어 1위를 기록했다.

구독자 20만 명의 B 유튜버는 3일 만에 994여만 원을 슈퍼챗으로 벌어들였다. 그는 봉쇄 시위가 이뤄진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부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까지 3일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5월 한 달간 339여만원을 벌어들였는데, 한 달 수익의 3배에 달하는 돈을 3일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이들이 슈퍼챗 외에도 개인 후원 계좌로 돈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부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6.6.8 ⓒ 뉴스1 김진환 기자

문제는 극우 유튜버들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개표소 앞 시위에 참석한 시위대가 모두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진 않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주 구독자이다.

'참정권 침해', '재선거' 등 비교적 정치적 색채를 덜어낸 구호가 아니라 자극적인 '부정선거'를 주장할수록 더 많은 돈이 들어왔다. 6일 슈퍼챗 1위를 기록한 A 유튜버는 "지금 외쳐야 하는 건 '재선거'가 아니라 부정선거"라며, '재선거'만 외치자고 하는 이들은 이번 사태를 축소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지금은 재선거만 주장하자는 이들도 곧 부정선거론에 호응할 거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정선거보단 선관위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저항이라며 '재선거' 구호를 고집하던 시위 현장도,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6일 개표소 앞에 나타나자 미국 대선에서 부정선거론의 구호로 쓰인 "Stop the steal"(스톱 더 스틸·도둑질을 멈추라) "USA" 등의 구호로 가득 찼다. 탄 교수는 "중국과 북한이 부정선거의 배후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커진 사이 극우 유튜버들이 음모론을 키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일부 유튜버들은 이번에도 '폭력으로 어떻게 하자'며 서부지법 난동 사태 때 쓰던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며 "보수 유튜버들이 슈퍼챗을 받으면서 사실 확인이 안 된 정보들을 내보내고, 다수 대중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소돔과 고모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