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외치며 대선 투표함 탈취한 유튜버들…법원 판단은

[사건의재구성] 12시간만 개표 마무리…징역 8개월·집유 2년

10일 새벽 부평구 삼산체육관에서 개표 예정이었던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함 1개에 대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가세연)' 등 보수 유튜버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반입을 막으면서 개표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22.3.10 ⓒ 뉴스1 박혜성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일단 부정이라고요, 무효표가 되는 게 맞아요."

유튜버 A 씨는 지난 제20대 대선 본투표 날 개표를 위해 이송 중이던 산곡2동 투표함을 탈취하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2022년 3월 9일 오후 11시쯤부터 B 씨와 인천시 부평구 삼산체육관 개표소 주차장에 도착해 인터넷 방송을 하기 위해 투표함 인근으로 접근했다.

두 사람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지지자들과 함께 투표함을 에워싸고 이송을 막았다.

이들은 '부정선거'를 외치며 산곡2동 투표함이 이미 개표소에 들어갔는데 또 다른 차량이 산곡2동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솔직히 동네 반장도 이런 부정선거는 안 한다", "이거 일단 부정이다, 무효표가 되는 게 맞다" 등 발언을 이어가며 투표함의 반환을 거부했다. B 씨 역시 투표함 옆을 지키고 섰다.

이들이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투표함 접근을 가로막으며 대치는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경찰은 부평, 삼산, 계양, 서부 등 4개 경찰서에 '동원령'을 내려 충돌에 대비했고 결국 투표 종료 후 약 8시간 만인 다음 날 오전 4시 30분 경찰 기동대가 투표함을 회수했다.

이에 인천 지역 개표는 약 1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후 산곡2동 투표함은 1개였으며 해당 투표함에는 윤 후보 1041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959표 및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 62표 등 총 2085장의 투표용지가 담겨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2023년 1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튜버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개표소로 이동 중이던 투표함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나 경찰관 등을 배제한 채 약 4시간 동안 피고인들의 점유하에 둠으로써 취거한 것"이라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당한 선거관리 및 개표 업무의 수행을 방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점에서 그 죄책도 결코 가볍지 않다"며 "특히 피고인 A는 직접 또는 그 일행을 통해 투표함을 취거해 점유하는 과정을 촬영해 방송을 내보내는 등 사건 범행을 통해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취하기도 한 것인바 그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양형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