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침묵 시위" 주민 호소에도 황교안·전한길 집결·연설 이어져

"응원 마음이었지만"…고3 모의고사·출근길 불편 호소에도 집회
서울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앞 경찰 추산 약 600명 이상 모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튿날인 4일 오후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들이 '부정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밤 내내 지속되는 연호 소리에 거의 잠을 못 자고 출근했습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일부 주민들은 밤샘 연설과 구호로 수면을 방해받고 있다며 시위대에 직접 연락을 하며 불편을 호소했지만 현장에서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와 미국인 부정 선거론자 더글러스 프랭크까지 합류해 각종 발언과 구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앞에는 경찰 추산 약 600명 이상이 모여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투표소 주위를 원천 봉쇄했다.

참가자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투표소 앞에 의자를 펼치고 자리를 잡았고 돌아가며 발언하며 "선관위 해체" "부정선거 원천무효" 등 구호를 외쳤다.

주민들은 1박 2일 장기화하는 집회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오후 5시쯤 한 중년 여성은 다른 주민과 대화를 나누며 "여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오늘 모의고사인데 다들 잠을 설쳤다. 머리가 아프다. 오늘까지 못 자면 미치는 거다"며 "왜 여기서 이러느냐. 광화문 가서 하라"고 했다.

아파트 경비원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경비원은 "집회 현장에 주민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 사는 곳인데 시끄럽고 잠도 못 자고 시험 기간이라 아이들은 공부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피해자"라며 "경로당을 얼마를 받고 (선관위에) 빌려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 불만이 많다. 경찰에도 수도 없이 전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리실 직원들도 못 들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좋게 이야기해도 (집회 참가자들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시비조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 뭐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실제 이날 오후 6시가 넘어서도 현장에서는 연설이 계속됐다. 오후 6시 6분쯤 더글러스 프랭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참가자들은 "USA"를 연호했고, 오후 6시 18분쯤에는 전 씨도 현장에 도착했다.

황 전 총리는 오후 5시 30분쯤 연설에서 "아파트 주민들이 시끄러워서 너무 힘들다고 하긴 했다"면서도 집회를 이어갔다.

이에 해당 아파트 주민인 A 씨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메시지를 보내 "밤 내내 지속되는 연호 소리에 거의 잠을 못 자고 출근했다"며 "창문을 다 닫아도 바로 앞 동은 소리가 울려 이어플러그를 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A 씨는 "아파트 바로 뒤에는 오늘 고3들이 6월 모의고사를 치른 학교가 있다"며 "오래된 아파트라 지하 주차장이 없는데 의자를 깔고 앉은 자리, 물 등을 쌓아둔 자리는 주차난이 심각한 아파트 주차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응원하는 마음이었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지쳐가고 있다"며 "투표권 제한에서 벗어나는 연호를 하지 말아달라. 제발 침묵시위로 전환해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시위 현장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이 추가 인원 집결을 독려하는 발언을 이어갔으며, 투표소 주변 대치는 투표함 반출이 이뤄지기 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튿날인 4일 오후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전한길씨 등이 입구를 봉쇄한 채 대화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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