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투표함 대치' 계속…2000여 명 투표분 미반출 상태(종합)

투표 종료 10시간 지났지만 투표함 2개 반출 못해
"차 못 빼 지각할 판" "아이 모의고사 날인데" 주민 불편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4일 오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여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다. 2026.6.4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소봄이 기자 = 전날(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 앞 밤샘 대치가 4일 오전 출근길까지 이어지며 주민 불편을 빚고 있다. 현재 반출되지 못한 투표함에는 2000여 명의 투표분이 담긴 것으로 선관위는 보고 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앞에는 오전 8시 기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등 약 200명이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한 곳으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의 투표 종료 시간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4시간 연장했다.

투표소 앞에 모인 이들은 "부정선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선관위 해체" 등을 연이어 외치며 투표함 반출 중단을 요구했다. 일부는 단지 내 경비초소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거나 아파트 현관과 계단, 화단 등에 앉아 밤을 새웠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휴대전화로 개표 방송과 유튜브 라이브를 시청하기도 했다. 단지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음료 용기 등 쓰레기가 쌓여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70대 여성 주민은 "국민의 저항이다. 우리가 투표를 처음 해보나.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경비원은 "주민들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관리사무소가 문을 열지 않아 신고나 항의가 들어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3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전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112 신고는 총 13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4일 새벽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 등이 모여 '개표 중단과 선거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박지혜 기자

단지 내 차량 통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출근하려는 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때마다 시위 참가자들이 길을 터주는 장면도 여러 차례 보였다.

오전 5시 40분쯤 출근하던 한 여성 주민은 단지 앞에 세워진 차량 때문에 이동하지 못하자 "뭐야 이게, 미치겠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 관계자와 통화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곳이 우리 아파트인데 차를 못 빼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는데 좀 늦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40대 여성 김 모 씨는 "주민들 사는 데서 이렇게 시끄럽게 해서 싫다"면서 "오늘 고등학생들 모의고사다. 저희 아이도 고등학생인데 밤에 노이즈 캔슬링(장치)을 끼고서 잤다"고 전했다.

다만 김 씨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선 "용지가 부족했다는 건 일단 어느 편이든 간에 말이 안 된다"면서 "관련해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여성 주민은 "창문을 닫으면 별로 시끄럽지 않아서 괜찮긴 했는데, 당황스럽긴 하다"면서 "남편이 곧 출근해야 해서 나갈 수는 있는 건가 생각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나갈 수는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반출되지 못한 투표함에는 2000여 명의 투표분이 담긴 것으로 선관위는 추산했다.

앞서 김재섭·김은혜·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따라 현장을 찾았지만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는 해소되지 않았다.

오전 3시 40분쯤에는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으면서 지지자들이 "황교안"을 연호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현재 진행 중인 개표를 중단할 수 없으며 해당 투표소의 투표함도 개표소로 이송돼야 한다"며 "개표 종료 후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선관위는 "중앙선관위 입장과 뜻을 같이하며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중앙선관위는 "선관위 실책으로 유권자들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