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못 빼 지각할 판"…밤샌 잠실 '투표함 대치' 장기화 조짐
투표 종료 8시간 지났지만 투표함 2개 반출 못해…200~300명 집결
선관위 "선거 연기·재선거 사유 아냐"…투표함 이송 강행 않기로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인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 앞 밤샘 대치가 4일 오전 출근길까지 이어지고 있다.
투표 종료 후 8시간 넘게 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시민들이 현장에 머무르며 투표함 2개의 반출에 반대하고 있고,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앞에는 오전 5시 4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00~300명이 모여 있었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한 곳으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의 투표 종료 시각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4시간 미뤘다.
투표소 앞에 모인 이들은 "부정선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선관위 해체" 등을 연이어 외치며 투표함 반출 중단을 요구했다. 일부는 단지 내 경비초소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거나 아파트 현관과 계단, 화단 등에 앉아 밤을 새웠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휴대전화로 개표 방송과 유튜브 라이브를 시청하기도 했다. 단지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음료 용기 등 쓰레기가 쌓여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경비원은 "주민들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관리사무소가 문을 열지 않아 신고나 항의가 들어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 주민이 출근길 불편을 겪기도 했다.
오전 5시 40분쯤 출근하던 한 여성 주민은 단지 앞에 세워진 차량 때문에 이동하지 못하자 "뭐야 이게, 미치겠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 관계자와 통화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곳이 우리 아파트인데 차를 못 빼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는데 좀 늦을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재섭·김은혜·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따라 현장을 찾았지만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는 해소되지 않았다.
오전 3시 40분쯤에는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으면서 지지자들이 "황교안"을 연호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현재 진행 중인 개표를 중단할 수 없으며 해당 투표소의 투표함도 개표소로 이송돼야 한다"며 "개표 종료 후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선관위는 "중앙선관위 입장과 뜻을 같이하며 잠실 제7동 제2투표소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중앙선관위는 "선관위 실책으로 유권자들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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