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 부족' 잠실 투표소…투표함 반출 놓고 3시간째 '대치'(종합)

보수성향 유튜버, 국민의힘 의원 현장에…경찰 기동대 대비
'부정선거' 주장 시위대, 광화문에서 과천 중앙선관위로 이동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일부 주민들이 개표 중단을 외치고 있다. 2026.6.3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인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맞은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가 유권자들의 항의에 투표 마감 시각을 연장해 투표를 종료했지만 현장의 대치 국면이 3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물론이고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해당 투표소를 에워싼 채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어서다.

서울 도심에선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며 500여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인 뒤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집결 중이다.

4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전날 서울 송파구 잠실7동2투표소는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대해 종료 시각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4시간 미룬 투표를 마쳤다.

해당 투표소는 이날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지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한 곳이다.

투표는 종료됐지만 인근에는 주민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여전히 투표소를 둘러싼 상황이다. 이들은 '개표 무효', '부정선거'를 외치고 투표함 반출을 가로막고 있으며, 경찰 등과 대치 중이다.

투표소 앞에서 딸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던 40대 최 모 씨는 "선관위에서 투표용지 관리를 해야 했다"며 "이렇게 시민들의 정치 성향을 원색적으로 드러내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이곳은 특히 정치색이 강한 지역인데 이를 선동하는 외부 세력도 있고, 이런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스스로 부끄럽다"며 "이렇게 분열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100% 선관위의 문제이고, 이로 인해 음모론이 나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6.3 ⓒ 뉴스1 박지혜 기자

반면 "투표도 못했는데 무슨 개표를 하는가", "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시험지를 못 받은 격"이라며 반발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송파구 인근에서 투표하려다 '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이들도 대거 이곳으로 몰렸다. 이들은 "그곳에서도 투표하지 못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소중한 한 표도 행사하지 못한다는 데 참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여성은 "살다살다 처음 있는 일이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투표지를 모자라게 가져올 수 있는가. 송파구뿐만 아니다. 우리 주민은 깨어 있는 시민이기에 이렇게 나온 것으로 선관위와 이재명 정부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0시쯤 항의 방문을 하며 대치 양상은 가열됐다. 김 의원은 경찰과 선관위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투표소에 들어섰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곧이어 투표소를 찾았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까지 현장을 찾아 라이브 중계를 하는 등 소란이 빚어지자,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해 현장을 관리 중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도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시위대 500여 명이 모여 '부정 선거 원천 무효'라며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 시위대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개인 방송을 통해 집결 장소를 광화문에서 과천 중앙선관위로 정정하자, 과천으로 향했다.

한편,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9시 경기 과천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송파구에 12개, 강남구와 광진구에 하나씩 총 14개 투표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오후 6시 40분쯤에는 나머지 투표소들은 대부분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투표용지 부족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잠실7동 2투표소처럼 투표 종료 시각을 연장한 사례는 없다는 게 선관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허 사무총장,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오민석 위원장·김범진 사무처장, 서울시 송파구 민소영 선관위원장·조시훈 사무국장 등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새벽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찾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6.4 ⓒ 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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