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공사는 더 위험한데"…붕괴 서소문고가 '관리부실' 지적

공사관계자 13명 중 7명 대피, 사상자 6명 발생
전문가 "침하 발생했다면 통제 더 강화했어야…안타까운 사고"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소방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5.26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안전 점검 도중 구조물이 붕괴해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붕괴 위험 구조물에 대한 안전 관리와 통제가 보다 철저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소방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붕괴해 총 3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3명은 각각 수석엔지니어링 감리단장, 현장관리소장, 외부전문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량 아래서 발견된 50대 남성 김 모 씨 등 부상자 중 1명은 중상, 2명은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소속은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2명, 서대문 주민센터 관계자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위험성이 있는 구조물이었던 만큼 안전 관리가 보다 철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재로선 정확하게 단정하기 어렵지만, 해체 작업계획서 자체에 문제가 있었거나 계획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해체 공사는 신축·증축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고, 시간 압박까지 겹치는 만큼 현장 관리가 더욱 철저했어야 한다"며 "붕괴 위험이 제기된 상황이었다면 통제가 더욱 철저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안전 전문가는 "앞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사고 때처럼 구조물이 겉보기에는 유지되고 있더라도 실제로는 불안정한 상태일 수 있다"며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진입 과정에서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소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 타워 4·5·6호기 해체 작업 중 타워 5호기가 붕괴해 작업자 9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이어 그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려면 해체 계획서 등을 면밀히 검토해 계획 단계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안전하지 않은 구조물에 전문가들이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소방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5.26 ⓒ 뉴스1 박정호 기자

소방 당국은 안전 점검 진단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가 철거 현장에서 최초 침하가 발생했고 안전 점검 진단 중 붕괴로 추정되고 있다"며 "복구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슬라브(바닥·천장을 이루는 넓은 평판 구조) 절단 작업 중 2.9㎝ 규모의 단차가 발생해 오전 2시 30분에 공사를 중단했다"며 "공사 중단 뒤 이날 오후 2시 안전 점검을 실시했는데 갑자기 붕괴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1966년에 지어진 서소문고가차도는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과 1·2호선 시청역 사이에 위치해 있는 길이 493m의 왕복 4차로 규모 도로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교각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그 직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달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D등급은 주요 부재의 손상 또는 구조적으로 위험해 사용 금지, 긴급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후 서울시는 매년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 정기적 안전 점검과 보수·보강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구조적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전면 철거가 결정됐다.

이에 지난해 8월 17일부터 단계적으로 차로를 축소했고, 같은 해 9월 21일부터는 차도를 전면 통제한 상태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