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못 피한 '집값 님비'…도심 '엣지 데이터센터' 건립 갈등
금천구 주민 "자기장·화재 우려…집값 악영향" 반발
시공사 "허위사실 선동" 고소…업계 "규제 정비 필요"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최근 서울 금천구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나타난 시행사와 주민 간 대립 양상이 소송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AI) 발전의 필수 인프라로 주목받는 '엣지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님비' 시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인 A 시공사는 건설에 반대하는 인근 주민 3명 및 신원 불상자 1명을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 금천경찰서에 최근 고소했다. 또 A 사는 고소된 3명에 대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서울남부지법에 신청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문제의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약 6000㎡, 최고 높이 약 60m, 수전 용량(공급받는 전력) 4.98MW 등 비교적 소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인근 아파트 단지로부터 100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엣지 데이터센터로 분류될 수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신속한 데이터 저장 및 처리를 위해 최종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전략적으로 배치·운용된다.
하이퍼스케일급 규모는 아니지만, 주거지와 근접한 탓에 주민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인체에 해로운 고자기장 방출 △배터리 등 전력 계통으로 인한 화재 위험 △소음 방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금천구청 앞 반대 집회서 만난 한 주민은 "최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 사례를 보더라도 데이터센터는 안전 등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집값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인근 주민으로선 득을 볼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A 시공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방출 자기장이 전기설비기술기준 허용치의 1% 미만(지상층 기준)에 그치며, 기타 소음·발열도 허용 범위 내에 있다고 반박했다.
금천구청으로부터 적법하게 허가를 받았음에도, 주민들이 허위 사실과 선동으로 공사를 방해하고 있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자 인허가 기관인 금천구청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주민 반발이 거센 기피 시설이라면 구청이 적극 사전 예고와 의견 청취를 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2018년 주민의 알권리 개선 및 각종 갈등 예방을 취지로 '사전예고제' 시행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사전예고제는 법적 의무는 아니고, 현행법상 데이터센터 건립을 막을 명확한 근거도 부족하다"며 "과거 가산디지털단지 등 선례를 고려할 때 집단민원이 이처럼 클 거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 사전예고제를 적극 적용하지 못한 건 유감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인근 차량이 들어올 만한 도로 폭이 6m인 데 반해, 데이터센터가 과도하게 높게 지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독산동에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도 예정돼 있어 주민들과 구청·시공사 간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AI 인프라 확산을 위해 데이터센터 규제 완화를 밝힌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이같은 갈등이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사례를 보더라도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님비 현상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라며 "산업 인프라로서 정부가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갈등 해소를 위한 규제 정비도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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