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갔다 힘들잖아" 장애인 채용 지원 막아…인권위, KBS 등에 시정 권고

"근로 장소에 턱 있어서"…이력서 접수 막은 파견사업체
인권위,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 권고

KBS 전경(KBS 제공)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장애를 이유로 KBS 지원 서류 제출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KBS 사장과 근로자 파견사업체 등에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권고했다.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체장애인인 A 씨는 2024년 1월, 4월에 근로자 파견사업체 B 기관을 통해 KBS 채용 공고에 지원하려 했지만 이력서 접수를 제한당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 기관은 A 씨에게 "KBS는 자기 차량 이용이 불가능할뿐더러, 왔다 갔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접수가 조금 힘들겠다"고 말하고 이력서 접수를 제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진정에 대해 B 기관 측은 세부 이력서 확인 과정에서 A 씨가 채용 공고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KBS에 소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KBS의 인사 담당자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은 가능하지만, 근로 장소에 턱이나 계단이 있어서 근무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는 게 B 기관 측의 주장이다.

이에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A 씨의 지원서가 접수되지 않아서 KBS와 B 기관 측이 비록 '장애'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사건이 실질적으로는 장애를 이유로 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이동 불편', '자기 차량 이용의 어려움', '근무지 건물 내 계단 이용 시 휠체어 접근 어려움' 등의 사유가 A 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후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또한 A 씨가 장애가 있는 경우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하자 B 기관 담당자가 "지원이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한 점, 자격 요건으로 명시되지 않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지원 기회 자체를 제한한 점 등을 종합하면 A 씨의 지원을 배제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KBS 사장과 B 기관 대표에게 향후 채용 과정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채용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및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준수를 위한 인권 교육을 시행할 것을 지난 13일 권고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