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구나"…남편 불륜 현장 잡은 아내, 상간녀 폭행했다가 징역형

[사건의 재구성] 모텔방서 폭행해 전치 4주 상해…나체사진 찍어 협박
남편은 "상간녀도 아내 때렸다" 진술했지만…상간녀 폭행 혐의는 무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너였구나."

40대 여성 A 씨는 2024년 10월 어느 날, 울산에 있는 한 모텔방에서 남편의 상간녀 B 씨를 발견했다. 그 모텔은 어머니로부터 '네 남편이 모텔이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이었다. A 씨는 남편 C 씨와 경제적 이유로 이혼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같이 살며 사실상 배우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텔방에서 나체상태로 있던 B 씨를 발견한 A 씨는 양손으로 B 씨의 머리채를 잡았다. 함께 바닥으로 넘어진 상태에서도 계속 발길질을 했다.

C 씨는 A 씨에게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A 씨가 B 씨를 계속 폭행하자 그제야 A 씨를 뜯어말리기 시작했다.

20여 분간 폭행당한 B 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불륜의 증거를 남기겠다며 나체 상태로 있던 B 씨의 전신을 사진으로 찍었다. B 씨가 사진을 지워달라고 하자, A 씨는 "너희들 불륜의 증거 사진이다. 두고 봐라",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 전단지로 뿌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급기야 A 씨는 같은 날 B 씨가 아르바이트하던 호프집 사장에게 전화해 "나체 사진을 인쇄소에 맡겼다. 인스타에 올리고 전단지 인쇄도 할 거니 전화하라고 B 씨에게 전달해달라"라고 말했다. 사장은 곧바로 B 씨에게 이 같은 발언을 전달했다.

결국 A 씨는 상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촬영물등이용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뜻을 비쳤지만, 사건을 심리한 울산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정홍)는 A 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체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가하고, 불륜 증거를 남긴다는 명목으로 나체 상태인 피해자의 전신을 촬영한 다음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현장을 벗어 난 후에도 피해자의 직장 사장에게 연락하여 또다시 협박했다"며 "범행의 경위, 방법, 내용, 피해 정도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원에 반성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그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동종전력이 없고 부양할 자녀가 있는 점 등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거인멸 우려나 도망할 염려가 없고, 합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실랑이 과정에서 A 씨를 폭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B 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B 씨가 일관되게 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점과 B 씨의 머리카락만 빠져있는 사진, B 씨 팔다리에 멍이 든 사진 등을 종합하면 B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B 씨의 폭행 사실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인 C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C 씨는 사건 이후 B 씨와의 통화에서 "너를 위해 네가 맞았다고 내가 증언해 줄 수는 없다", "증인 가면 난 모르겠다고 하면 된다", "누가 손해인지 한번 해봐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C 씨가 이 사건에서 객관적인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진술에 일관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설령 B 씨가 A 씨의 폭행에 대항해 일부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하더라도, 정황에 비춰보면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