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불법촬영물·AI합성 피해자 10명 중 8명이 10·20대
성평등부, 35만여건 삭제·수사 지원…전년比 6% 늘어
유포재발 피해↑ …5월 '디지털성범죄 통합 지원단' 출범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지난해 정부가 1만 637명을 대상으로 총 35만 2103건의 불법촬영·AI합성 등 영상물 삭제 및 수사·법률·의료 지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피해자 10명 중 8명(77.6%)이 10대와 20대로 집계돼 청소년의 디지털성범죄에 노출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삭제나 상담 등 지원을 받았던 피해자가 다시 지원을 받은 경우도 약 26% 늘어 동일 피해자에게 추가 유포 피해가 반복되는 양상도 확인됐다.
16일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간한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만 637명에게 총 35만 2103건의 상담·삭제지원·수사·법률·의료 연계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체 지원 피해자 수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지원 종류 중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31만 8020건(90.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피해자 중 신규 피해자는 5840명으로 전년(6507명) 대비 10.3% 감소했다. 다만 지속 지원 피해자는 4797명으로 전년 3798명 대비 26.3% 증가해 추가 유포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전체 피해자 가운데 여성은 8019명으로 75.4%, 남성은 2618명으로 24.6%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 빈도가 높은 10대와 20대가 8258명으로 전체의 77.6%를 차지했다.
가해자와의 관계는 가해자 특정 불가 29.0%, 일시적 관계 28.4%, 모르는 사람 19.8%, 친밀한 관계 12.3%, 사회적 관계 10.3%, 가족관계 0.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해자 특정 불가는 전년 대비 21.1% 증가했다. 불특정 다수에 의해 재가공·재유포가 용이한 디지털성범죄의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초 상담 경로는 전화 상담이 6257명으로 58.8%, 온라인 상담이 4363명으로 41.0%를 차지했고 온라인 비중은 전년보다 7%포인트(p)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유포불안 27.7%, 불법촬영 21.9%, 유포 17.7%, 유포협박 12.2%, 합성·편집 9.2%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1인당 평균 약 1.7건의 중복피해를 경험했다.
불법촬영 피해는 전년 대비 7.8% 감소했고 합성·편집 피해는 16.8%, 사이버 괴롭힘 피해는 26.6% 증가했다. 디지털성범죄가 전통적 촬영 중심에서 기술 기반 범죄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연령대별 피해유형에서는 10대 미만과 연령 미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유포 불안 피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실제 유포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AI 합성·편집 기술의 확산과 협박·그루밍 같은 사전 단계 범죄의 증가로 유포 가능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 인식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합성·편집 피해의 경우 10대와 20대가 91.2%를 차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에서는 실제 유포 피해보다 유포 협박 피해가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가 피해영상물의 실제 유포보다는 금전 요구 등 다른 목적으로 접근해 피해가 발생하는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별 피해 유형은 여성의 경우 유포불안 3771건이 가장 많았고 남성은 불법촬영 1498건이 가장 많았다.
합성·편집 피해는 여성 1581건, 남성 35건으로 약 45배 차이가 났고 유포 피해는 여성 2590건, 남성 523건으로 약 5배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편집물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주요 대상으로 제작돼 소비·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지원 건수 35만 2103건 가운데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은 31만 8020건으로 90.3%를 차지했다. 상담지원은 3만 1591건으로 9.0%, 수사·법률지원 연계는 2387건으로 0.7%, 의료지원 연계는 105건으로 0.03%를 차지했다.
피해 영상물 삭제지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피해자 등 요청이 25만 7257건으로 80.9%, 선제적 삭제지원이 6만 763건으로 19.1%를 차지했다.
피해자 등의 요청은 피해당사자, 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또는 피해당사자가 지정하는 대리인의 요청으로 삭제지원한 건수를 의미한다.
선제적 삭제지원은 수사기관의 삭제지원 요청이 있는 불법촬영물등 및 신상정보 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신상정보에 대해 피해자 등의 요청 없이 선제적으로 삭제를 지원하는 제도다.
삭제지원이 이뤄진 플랫폼은 불법 유해 사이트가 51.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26.9% 증가한 수치다. 삭제불응률은 전년 24.7%에서 28.5%로 증가했다.
국내법상 행정제재 회피를 위해 국외 서버 기반으로 불법 사이트 중심의 유포 행태가 점차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어 검색엔진 25.3%, 소셜미디어 13.5%, 클라우드 4.0%, 커뮤니티 3.6%, 스트리밍 1.0% 순으로 플랫폼별 삭제 지원이 이뤄졌다.
검색엔진은 전년 대비 31.3% 감소했다. 플랫폼의 자체 필터링 및 차단 조치 강화와 함께 검색 결과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은닉·폐쇄형 웹사이트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상정보 삭제지원은 10만 242건으로 전년 7만 7652건 대비 29.1% 늘었다. 지난해 시행한 개정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신상정보가 영상물과 동반 유포된 경우뿐만 아니라 단독 유포된 경우도 지원할 수 있게 된 결과로 분석된다.
신상정보는 전체 삭제지원의 31.5%를 차지해 삭제지원 3건 중 1건이 피해영상물과 신상정보가 동반 유포되었거나 신상정보만 단독으로 유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과정에서 수집된 사이트 2만 6658개 가운데 미국 서버가 1만 8875개로 7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호주 5.7%, 네덜란드 5.6%, 한국 4.6%, 독일 2.9%, 홍콩 2.1%, 프랑스 1.4%, 일본 1.2%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유포 사이트의 95.6%가 해외 소재였고 국제협력을 통해 삭제지원이 이뤄졌다.
2023년부터 협력했던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를 통한 삭제지원은 총 7317건으로 2023년 165건, 2024년 6702건, 2025년 450건으로 집계됐다.
디성센터가 영국, 네덜란드, 러시아 등 미국 외 국가 서버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과의 삭제 협력을 새롭게 개시한 결과 지난해 44건의 삭제 지원 성과를 냈다. IWF는 영국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 지원기관이자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의 핫라인 기관이다.
디성센터는 지난해 '근거법, URL, 사건번호 및 관할 수사기관과 수사 개시 사례'를 기재해 운영자에게 보내는 '불법성증명공문은' 총 3만 8468건 발송해 해외 사업자의 삭제 불응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다.
정부는 상담전화 1366과 온라인 창구를 일원화하고 국비 지원기관을 15개소에서 16개소로 확대했으며 전문 인력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지난 1월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안전한 디지털 사회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피해자 중심의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는 5월에는 관계기관 합동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 지원단'을 출범하고 9월 중 국제 콘퍼런스와 해외 삭제기술 전문가 초청연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딥페이크 성범죄 등 신종 디지털성범죄에서 10대 피해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아동·청소년 대상 예방교육 콘텐츠 5종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국내법상 행정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해외 서버 기반 미등록사이트 중심의 불법촬영물 확산, 생성형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증가 등 디지털성범죄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며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방미통위,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삭제 불응·반복 게재 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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