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야장' 떠오른 성북천…차도는 아수라장, 인도는 쓰레기장

많게는 수백팀 대기…"사람·테이블 칠라" 차들 엉금엉금
인도 곳곳 쓰레기봉투·일회용컵…"합법화 검토도 방법"

3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일대가 야장 테이블들과 인파로 붐벼 차가 거북이 걸음 하는 모습. 2026.4.3 ⓒ 뉴스1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3일 저녁 서울 성북구 성북천 일대는 도로에 늘어선 야장 테이블과 인파를 거북이걸음으로 피해 가는 차들로 가득했다. 1개뿐인 차로 면적의 4분의 1엔 테이블이 늘어서 있었고, 남은 도로엔 벚꽃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끼어들었다.

오후 8시 많게는 300여팀 대기…도로 무단 점용·쓰레기 문제 심각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성북천이 벚꽃 야장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주민의 '벚꽃 맛집'이었던 성북천에 20·30대 청년들이 몰리면서 교통·안전 문제가 제기된다.

이날 뉴스1이 찾은 성북천은 벚꽃과 함께 야외 테이블을 차리고 장사하는 야장으로 가득했다. 오후 8시에도 한 고깃집은 대기가 379팀 있었고, 또 다른 가게의 대기 명단에도 300팀이 적혀 있었다.

대학원생 이 모 씨(26·여)는 "인스타에서 많이 떠서 성북천을 알게 됐다. 오후 6시쯤부터 3시간을 기다렸는데 여기가 그나마 대기가 적은 편"이라고 했다.

보문동에서 30년간 거주한 한형민 씨(30·남)는 "봄마다 성북천에서 가족과 벚꽃을 감상하며 야장을 즐겼는데 올해 봄엔 어디서 소문이 났는지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고 했다.

문제는 야장으로 차도와 인도가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1차로 도로를 무단 점용한 테이블과 의자 때문에 차량은 아슬아슬하게 운전하고, 2명 남짓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폭의 인도엔 식당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있어 통행이 어려웠다.

쓰레기 문제도 심각했다. 벚나무 아래 쓰레기봉투와 술 궤짝, 스티로폼 박스, 테이크아웃 컵이 나뒹굴었다.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 아래에도 쓰레기가 쌓였다.

구청엔 최근 일주일간 매일 5건가량의 '보행 불편' 민원이 접수됐다.

3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의 나무 밑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2026.4.3 ⓒ 뉴스1 유채연 기자
불법이지만 '생계형' 단속 어려워…"합법화 후 관리" 제언도

야장 영업은 불법이다. 야간 영업 후 다음 날 오전까지 도로에 테이블이나 의자 등 영업 물품을 쌓아두면 도로법상 도로 무단 점용에 해당한다. 신고된 영업장 밖에서 음식점 영업을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하지만 시민 다수는 야장이 불법임을 모르고 있었다. 이 씨는 "여기가 불법인 건 몰랐다"며 "벚꽃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라 교통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북구청은 주 2회 야간 단속 중이지만 강도 높은 단속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 철 대목을 누리는 소상공인 영업을 아예 차단할 순 없어서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 속 상권 유지, 지역 소상공인 생계 문제 등을 고려해 일률적인 강제 단속보다는 계도 중심의 행정지도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은 계도와 함께 야장 영업 중단 안내문을 배부하며 자진 정비를 유도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고의적·반복적으로 위반하는 등 지시에 불응하면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야장 거리 앞 인도에서 대기하는 시민들. 2026.4.3 ⓒ 뉴스1 유채연 기자

원칙적으로는 시정명령 뒤에도 야장 영업을 계속하면 영업정지·영업장 폐쇄 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대부분은 시정명령에 그친다. 서울 한 구청 관계자는 "한 철 장사하는 자영업자에게 영업정지 같은 강한 행정처분은 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무작정 단속 강화'보다는 야장을 합법화해 관리하는 방안도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실제 종로구는 2023년 12월 조례를 개정해 돈화문로11길 일대의 노상 영업을 허용했다. 대신 상인들은 업장 전면부에 테이블을 한 줄만 배치해야 하고, 천막 설치는 할 수 없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생계형 소상공인이 많으니 단속도 한계가 있다"며 "종로구는 야장 영업을 제도권 안에 넣어서 합법화했다. 건전한 야장 문화를 위해선 이런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일대에 쓰레기가 쌓인 모습. 2026.4.3 ⓒ 뉴스1 유채연 기자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