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병기 또 부른다…다섯 번 조사하고도 결론은 '감감무소식'
강선우는 두 차례 조사 후 구속영장…김병기는 추가 소환만 반복
"두 차례 조사로 모든 의혹 묻겠다"던 경찰, 金 건강 문제로 장시간 조사도 불가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면 김 의원은 6번째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차남 취업·편입 청탁 등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무려 13가지에 달한다. 수사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경찰은 김 의원에 대한 소환만 거듭하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 추가 소환 방침을 세웠다. 경찰은 지난 2월 26일과 27일 1·2차 조사 당시만 해도 '모든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섯 차례 조사에도 전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6차 조사 뒤에도 필요하면 김 의원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1일 3차 조사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5시간 만에 귀가했고, 이후 20일간 추가 조사는 없었다. 지난달 31일 재출석했지만 4·5차 조사도 각각 5~6시간 안팎에 끝났다. 지난해 9월 의혹이 불거진 뒤 다섯 차례 본인 소환은 물론, 차남도 수차례 불러 조사햇지만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김 의원 건강 문제로 장시간 조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강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수사 지연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사건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1억 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강 의원 사건에서는 의혹 제기 약 한 달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차례 소환 조사 뒤 다른 혐의는 별도로 넘기고, 1억 원 수수 혐의만으로 영장을 구성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반면 김 의원 사건은 정반대다. 의혹이 13가지에 이르는데도 경찰은 어느 하나도 처분하지 못했다. 중한 혐의만 떼어 신병 확보에 나서지도 않았고, 일부 혐의를 먼저 송치하지도 않았다. 소환만 거듭할 뿐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에 대한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경찰은 강 의원 구속영장에서 강 의원이 아이폰 비밀번호 제공을 여러 차례 거부한 점, 혐의를 계속 부인한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도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혐의가 가벼운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남 김 모 씨의 숭실대 편입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김 씨가 실제 취업한 뒤 김 의원이 빗썸에 유리한 의정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1억 원 공천헌금' 사건의 발단이 된 묵인 의혹도 있다.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이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사실을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아 공관위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4차 조사 때 이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배우자의 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전직 보좌진이 쿠팡으로 이직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6월 열리는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경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구속영장 신청이나 일부 혐의를 우선 처분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찰이 수사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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