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연기·조사 중단 이어 '입원 치료'…김병기 추가 소환 '감감무소식'
2주째 소환 날짜 못 잡는 경찰…'늑장·눈치보기 수사' 비판
'공천헌금' 전직 구의원 추가조사 한 달째 없어…金 소환 지연 '이례적'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공천 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특혜 청탁 등 13가지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제자리걸음이다. 직전 조사가 김 의원 측 사정으로 중단된 뒤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추가 소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핵심 의혹이 불거진 뒤 압수수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 늑장 수사와 소극적 대응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수사 역량과 의지를 둘러싼 의문도 다시 커지고 있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김 의원에 대한 3차 소환 조사가 '건강상 문제'로 중단된 뒤 아직 추가 소환 일정을 잡지 못했다.
김 의원은 3차 소환 당시 조서에 날인하지 않은 채 5시간 만에 돌연 귀가했다. 조서에 날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진술은 증거로 쓰일 수 없다. 추가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인데도 소환 일정은 2주째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경찰이 압수한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조사에서도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현재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른 시일 내 추가 소환에 나설 방침이지만, 김 의원 측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뒤 출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1일 진행된 3차 소환 조사는 당초 5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 측 요청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핵심 피의자 조사가 한 차례 미뤄진 데 이어 조사 도중 중단된 뒤 장기간 재개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경찰은 김 의원의 핵심 의혹인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전직 동작구의원 김 모 씨와 전 모 씨를 지난달 27일 이후 추가 소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와 전 씨는 김 의원에게 각각 2000만 원, 1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마지막 조사는 현금 전달책으로 지목된 이지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과 전 씨의 대질조사였다. 같은 날 김 의원은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후 해당 의혹과 관련해 별도의 추가 소환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는 대부분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나, 정작 김 의원에 대한 추가 소환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공여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 일정도 없는 상황에서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핵심 피의자 조사가 이처럼 늦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핵심 사건 관계자들인 이들은 최근 조사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 전 부의장과 김 씨 간 대질조사도 추진했지만 김 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 배경에 김 의원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 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동작구의원 후보 공천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동작구의원 김 씨와 전 씨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작구청장 선거 예비후보인 전직 구청장을 지지하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김 씨와 전 씨가 향후에도 지역 정치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데다, 이 전 부의장까지 공천 심사를 받고 있는 만큼 사건 관계인들이 진술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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