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활동 방해도 '테러'?…인권위 "기본권 침해 우려" 신중 검토
이건태 의원, 테러방지법 개정안 발의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정치적 목적의 행위를 테러 범주에 포함하도록 하는 테러방지법 개정안에 대해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국회에 신중한 검토 의견을 내기로 했다.
인권위는 12일 서울 중구 인권위 회의실에서 제7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국민 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표명의 건'을 심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테러의 정의에 '정당의 민주적 조직과 활동을 방해할 목적'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인권위는 이 조항이 도입될 경우 정치적 표현 행위까지 테러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당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이나 항의 시위 등도 정당 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테러 행위로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은실 인권위 인권정책과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치적 비판이나 집회·시위가 테러로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경우 국민이 정치적 표현이나 집회 활동을 스스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수집 확대 가능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행 테러방지법은 '테러 위험인물'로 지정될 경우 금융거래나 통신 이용 등 개인정보를 국가기관이 수집·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테러의 정의가 확대되면 정치 활동과 관련된 개인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수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또 개정안에 포함된 '정당의 민주적 조직과 활동을 방해할 목적'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어서 적용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생겨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임위원들 역시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현재 형법이나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 다른 기타 법률에 의해서도 규정될 틀이 있다"고 했다.
오영근 상임위원은 "형법학자로서 의견 표명을 하라고 했으면 '뭐 이런 법을 다 만들려고 하냐'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학자 상임위원은 "입법 취지 자체에도 공감하기 어렵다. 위헌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끝으로 인권위는 개정안으로 기대되는 공익과 그로 인해 확대되는 정보기관의 감시·통제 권한,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 제한을 비교 형량할 때 기본권 침해가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수준을 넘어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상임위에서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 표명도 의결됐다. 인권위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일부 병력이 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하지 못한 채 동원된 사례 등을 고려해 위법하거나 부당한 명령에 대해 군인이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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