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죽어가고 있어"…유가족 오열로 시작한 이태원 청문회
이태원 청문회 1일차…"10분만 빨랐다면 100명 살았을 것"
유가족, 생존자 진술에 흐느껴…"책임 묻겠다"
- 신윤하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엄마에게 인사하려고 지인에게 전화번호를 불러주고 통화했습니다. 엄마, 나 성호야. 나 죽어가고 있어."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진상규명 청문회가 12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청문회는 본격적 질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생존자 민성호 씨는 "오후 10시 40분쯤 나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순간 마지막으로 숨 쉬는 것을 직감하고 지인 휴대전화를 빌려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 씨의 진술이 이어지자 장내에 앉아있던 34명의 유가족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재난 구조 부실 책임을 물어라', '재난 대응 부실 책임을 물어라' 등이 적힌 손팻말로 얼굴을 가리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민 씨는 "한 10분이라도 빨랐다면 100명은 살아남았을 것으로 저는 확신하고 있다"며 "구조대가 빨리 오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형과 함께 휴가를 보내려 한국을 방문했다가 구조에 참여했던 파키스탄인 무함마드 샤비르는 "이렇게 큰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현장 통제에 관련된 경찰이나 의료 구조사팀이 제대로 없었다"며 "사고 후 구급차나 의료진, 경찰의 대응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청문회는 54명의 증인, 23명의 참고인을 대상으로 참사 발생 전후의 경찰·소방의 대응 과정을 질의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날 청문회의 주요 증인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전 경찰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리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등이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참사 발생 전 반복된 위험신호에 국가가 왜 응답하지 못했는지, 참사 발생 직후 왜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참사 이후 진실 규명과 책임 확인이 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며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그 책임이 무엇이었는지 묻겠다"고 말했다.
송해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정부가 우리 유가족에게 준 대답은 침묵과 외면"이라며 "여러분이 알고 있었던 것, 여러분이 내린 판단,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있는 그대로 말씀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핵심 증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판 대응'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청문회 출석을 위해 공판기일을 조정해달라는 특조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13일 공판기일을 연기한 상태로, 윤 전 대통령이 다음날 청문회도 불출석한다면 특조위는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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