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관 72명 포진"…공직자윤리위·인사혁신처 공익감사 청구
경실련 "취업심사 제도, 거름망 아닌 면죄부 발급처"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쿠팡이 입법·행정·사법 출신 공직자들을 대거 영입해 '전관 카르텔'을 형성했고 이를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가 사실상 방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쿠팡의 전방위적 전관 포섭 실태 폭로 및 공직자윤리위·인사혁신처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회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대상자 405명 중 394명(97.28%)이 별다른 제한 없이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1명은 1차 심사에서 '취업 제한' 통보를 받았지만 이후 예외 적용을 위한 '취업 승인' 심사를 신청해 모두 승인받았다. 결과적으로 취업 가능 여부 확인 405건과 취업 승인 심사 33건을 합한 총 438건의 심사에서 단 한 건도 불허되지 않아 사실상 재취업이 100% 허용된 셈이다.
정부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취업 심사 대상자 5226명 가운데 4727명(90.45%)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현행 취업 심사 제도가 이해충돌을 걸러내는 거름망이 아니라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합법화해 주는 '면죄부 발급처'가 됐다. 대기업 재취업을 위한 사실상 '프리패스'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은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국회 보좌진과 정부 부처 공무원 등을 집중적으로 영입했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최근 6년 동안 국회 보좌진 16명이 쿠팡 또는 계열사로 이동했고, 경찰·검찰·공정거래위원회·고용노동부 등 사정·규제기관 출신 정부 퇴직공직자 31명도 쿠팡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쿠팡의 전관 영입이 단순한 인력 채용을 넘어 기업 위기 대응 전략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쿠팡에는 사법·수사 분야 22명, 입법 분야 25명 등을 포함해 최소 72명의 전관 인사가 포진해 있다"며 "노동자 사망 사고나 개인정보 유출 등 기업 리스크가 발생한 시점에 맞춰 국회 보좌진이나 규제기관 출신 인사를 집중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 내부 위기 대응 매뉴얼에는 노동부 작업 중지 명령을 막거나 수사 동향을 파악하는 등의 대응 전략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또 경실련은 "퇴직 공직자들이 재직 시절의 인맥과 정보를 활용해 기업의 행정·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는 공직자윤리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의 취업승인 남발 △사후조사권 방기 △제도 개선 방치 및 소극 행정 등을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끝으로 경실련은 "거대 기업의 전관 카르텔이 공적 감시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 감사원을 통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관련자들을 선별해 고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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