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도 성폭행 의혹 목사, 퇴출 후에도 버젓이 교회 설교

경찰 입건 8개월 후 다른 종파 교회서 예배 맡아
피해자 측 "수사 중인데 강단에…분노 치밀어"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수년 동안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목사가 자신이 소속된 종파에서 퇴출된 후에도 다른 교회에서 버젓이 설교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된 목사 이 모 씨(50대)는 지난해 5월 목사직을 박탈당한 후 이달 13일 김포 소재의 A 교회 예배에 '강사'로 재등장했다. 이 씨는 A 교회에서 교사 세미나를 진행한 산하 선교회 '대표'로 소개됐다.

이 씨는 연단에 서서 신도들에게 "우리 안에 일어나는 많은 욕심과 정욕과 싸움과 시기와 질투가 동일한 죄가 된다"며 "귀신에게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보상 심리로 잠은 안 자고 아내 몰래 일어나 음란물을 보고 설교 인도를 갔던 그런 목사였다", "(죄를)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은 해방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해방'됐다는 이 씨는 지난 6월 서울 강서경찰서에 형법상 강제추행 및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이다. 경찰은 지난해 이 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상습적으로 여성 신도들의 신체를 접촉하고, 범행 당시 딸의 친구였던 미성년 신도를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확인된 피해자는 최소 5명으로 연령은 2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하다. 피해 기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에 이른다.

뉴스1이 확보한 녹취록과 영상에 따르면 이 씨는 미성년 신도에 대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자초지종을 묻는 이들에게 그는 "모든게 제 잘못"이라며 "가스라이팅을 한 것 같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성폭행이라고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뉴스1에 "변호사와 통화해 달라"고만 할 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씨의 변호사는 "(이 씨는) 무혐의를 주장하는 상태"라고 답했다. 억울한 점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이 씨가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되는 것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형사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수사 대상인 이 씨가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지도하는 상황에 대한 정신적 압박과 불안을 호소했다. 설교 내용을 통한 2차 가해 우려 및 동종 범죄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이 씨를 고소한 피해자 B 씨는 "이 사람을 거기에 세웠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고 어이가 없었다"며 "그런 사람이 목사 일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교회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C 씨는 이 씨가 다른 교회에서 설교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손발이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C 씨는 "현재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떳떳하게 강단 위에 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이 씨가 설교를 한 교회는) 서로 왕래가 있던 곳이라 그곳에서도 종교 지도자라는 위치를 이용해 충분히 또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