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4차 경찰 조사 출석…"할 수 있는 건 성실히 수사 임하는 것뿐"

경찰, 강선우 공천헌금 이어 2023년 강서구청장 보선 공천 로비 추궁
'황금 PC' 녹취 파일 중 혐의점 관련 물어볼 듯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추가 소환 조사에 출석,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을 하고 있다. 2026.1.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경찰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뿐만 아니라,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여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을 4번째로 소환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29일 오전 9시 30분쯤 김 전 시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첫 조사를 비롯해 지난 15일과 18일 이후 4번째 소환이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경찰에 출석한 김 전 시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성실히 수사에 임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강 의원 외 다른 의원에게 후원한 적 있는지', '가족 기업이나 지인을 동원해 차명으로 후원했는지', '김성열 전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과 공천헌금 상담한 적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시의원에게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강 의원의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인 남 모 씨가 먼저 1억 원이라는 액수를 정해 강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전달할 것을 제안한 것이 맞는지, 1억 원을 건네자 강 의원의 반응은 어땠는지, 언제 돌려받은 것인지 등 이 의혹에 연루된 핵심 피의자 3명의 주장이 갈리는 부분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김 전 시의원이 여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넨 의혹에 대해서도 물어볼 계획이다.

경찰은 최근 이른바 '황금 PC'의 포렌식을 마치고 공천헌금 관련 녹취 파일을 분석 중이다. 이 PC는 경찰이 지난 21일 서울시의회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김 전 시의원 사무실에서 사용된 이 PC에는 서울시의원 등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 120여 개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이른바 '황금 PC'로 불린다.

이와 관련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전 시의원이 민주당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 19일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에는 김 전 시의원이 누구에게 금품을 전달할지 모의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7~8명의 민주당 현직 의원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또 다른 녹취에는 예비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6월 말 민주당 지도부에서 현역 시의원을 공천에서 제외하자는 기류가 있다고 전해 들은 뒤, 김 전 최고위원과 지도부 인사들에 대한 로비 시도 방법을 논의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시 노웅래 의원 보좌관이었다.

해당 녹취에서 김 전 시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에게 "A 의원을 만나고 오려고 한다"며 "A 의원이 다른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어떻게 된 건지 전화해 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의원은 당시 서울 지역 지선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중진 의원으로 전해졌다.

다른 녹취에서 김 전 시의원은 현역 시의원을 배제하는 방침에 대해 "돈을 너무 많이 썼다"며 아깝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28일) 이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시의원과 금품 전달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최고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7시간 넘게 조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최고위원은 취재진에게 "김 전 시의원 관련 뇌물을 주지도, 받지도, 종용하지도 않았다"며 "취한 상태에 있을 때 전화가 왔고 다음 날 즉시 김 전 시의원에게 전화해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발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시의원에게 공천을 위해 비용이 든다고 말했는지 묻는 질문에 "거기서 말하는 비용은 뇌물, 공천헌금이 아니고 선거하면 당연히 드는 비용에 대해 말한 것"이라며 "주취 상태여서 그 부분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발언을) 취소한 바 있다"고 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