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사퇴' 김병기, 혐의만 10여개…병합 수사 검토하는 경찰

차남 편입 관여·숙박권 수수·보좌진 대화 무단 탈취 등 의혹 '줄줄이'
동작서·영등포서·서초서 등 각각 수사…향후 서울청 직접 조사 가능성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일어서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 각 경찰서에서 수사 중이지만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다수인 만큼 서울경찰청에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각종 고소·고발로 김 의원과 그의 가족에게 제기된 혐의는 최소 10개다.

김 의원이 받는 혐의는 △차남 숭실대 편입 관여 의혹(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의혹(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쿠팡 이직 전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고가 식사 의혹(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내용 무단 탈취 의혹(통신비밀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이다.

그의 가족이 받는 혐의도 적지 않다. 김 의원의 장남은 국정원 재직 중 비밀 정보를 누설해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입건됐다. 그는 국정원 업무를 하는 도중 김 의원의 보좌진에게 연락해 해외 정상급 귀빈의 방한 가능성 등 기밀 관련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배우자는 과거 지역구의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고발돼 서울 동작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김 의원의 배우자 이 모 씨는 2022년경 영등포구와 동작구 일대 식당에서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로 최소 159만 원 이상 식대를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혹들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서울 동작경찰서·영등포경찰서·서초경찰서가 나눠서 수사 중인 상황이다. 다만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고소·고발이 이어지며 각 경찰서가 아닌 서울경찰청 차원에서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날(29일) 서울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사건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며 "향후 판단해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까지도 서울경찰청 직접 수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자 김 의원은 30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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