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2029년부터 공학 전환"…학생들 "끝까지 행동할 것"(종합2보)

중운위 "학생총투표 의견 수용하라…총장이 직접 결과 받아야"
총장, 권고 수용…학생들, 교육부 민원·국회 교육위 문자 총공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2024.1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는 2029년부터 공학전환을 이행하겠다는 김명애 총장을 향해 "학생총투표에서 의결될 학생 의견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동덕여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3일 총장 입장문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중운위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등 국가 기관의 조정을 요청해 학생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대학을 위해 학우들과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운위는 "총장 입장문에 대한 학생들의 수용 여부는 총장의 일방적 선언이 아니라 학생총투표의 결과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이번 투표를 통해 재학생 50% 이상의 의견을 다시 한번 모아 총장과 대학 본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우리 대학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그 결과를 직접 받는 자리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덕여대 중운위는 이날 오후 1시 15분쯤엔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 과정을 믿고 기다려주신 학우 여러분께 먼저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동덕 제58대 중운위는 학생 의견이 반영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끝까지 학우분들과 함께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중운위는 이날부터 5일까지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학생총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중운위는 학생총투표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일대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래커 시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2024.1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앞서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는 전날(2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게시하고 "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명애 동덕여자대학교 총장은 이날 오후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의 '공학 전환' 권고를 수용하며 2029년을 공학전환 이행 시점으로 하겠다고 공지했다.

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학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이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대학은 공학전환의 이행 시점을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하여, 여러분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며 "공론화위원회가 제기한 대학 운영 혁신 방안과 구체적 발전 계획은 12월 중 구성원 여러분께 상세히 설명드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학교 점거 농성 후 1년여 만에 동덕여대 내에선 긴장감이 도는 모습이다.

학생들은 학교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교수·교직원·동문을 1:1:1:1로 반영해 권고문을 도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날 동덕여대 정문에선 공학 전환에 반발하는 재학생의 1인 시위가 열렸으며, 오후 2시 민주동문회의 피케팅이 진행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육부에 민원 총공(총공격) 운동도 일고 있다. '교육부는 동덕여대 정관 변경 불허하고, 철저한 감시와 감독을 통해 학생 권리 침해를 바로잡으라'는 내용을 국민신문고 민원으로 접수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위원회는 동덕여대의 학생 권리 침해와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 교육부와 학교에 즉시 시정조치를 명령하라'는 내용을 국회 교육위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국회 교육위 문자 총공도 이뤄지고 있다.

한편 이날 동덕여대는 한국생산성본부가 6월부터 수행한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열고, 4일엔 래커 제거 행사를 개최한다. 학교 측은 지난달 26일부터 본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