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국어·사탐 불수능"…수능 끝낸 수험생들 "치킨 먹을래" 활짝
수능 끝나자 수험생들과 가족 끌어안고 눈시울 붉혀
"속 시원해요"…드라마 몰아보기·이태원 놀러가기 등 계획도 세워
- 신윤하 기자, 권준언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권준언 유채연 기자
"국어가 제일 어려웠어요. 사회문화도 어려웠고, '불수능'이었던 것 같아요."
13일 오후 4시 37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후 고사장인 서울 용산고등학교를 나온 전철웅 군(20·남)은 시험 난이도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수험생들은 국어와 사회탐구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입시업계에선 국어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워졌고, 수학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도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르고 나온 강상우 군(19·남)은 "국어에서 시간을 끄는 문제가 많았다"며 "수학, 영어, 사회탐구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강 씨의 아버지는 인터뷰 내내 붉어진 눈시울로 눈물을 참았다.
재수생인 김호준 군(19·남)은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고 나와 "국어 독서가 가장 어려웠다"며 "9월 모의고사 때는 문학에서 변별력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수능은 문학이 쉽고 독서 난이도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했다.
김 군은 "사탐에선 한국지리, 세계지리를 쳤는데 탐구 과목이 진짜 사설 모의고사에서 낸 것처럼 정말 어려웠다"라고도 평가했다. 김 군은 "아무래도 '사탐런' 현상이 심하다 보니까 탐구는 무조건 불수능이었고, 나머지는 평이하게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험이 끝난 후 오후 4시 40분쯤 고사장인 서울 경복고 앞은 가족 80여명이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어 혼잡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플리스나 패딩 차림의 학부모가 많았다.
수험생과 가족들은 서로를 보자마자 눈시울을 붉히고 끌어안았다. 부모님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고 팔짱을 끼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고민우 군(18·남)은 "집에서 놀고 싶고 드라마도 몰아보고 싶다"며 "11년간 한 게 아쉽지만 속 시원하고, 제가 못해서 어려웠는지 모르겠지만 국어에선 문학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고 군의 어머니인 박소영 씨(49·여)는 "학교 다닐 때 아들이 진짜 열심히 했다"며 "제 자랑이 아니라, 열심히 한 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치우 군(18·남)은 어머니의 팔짱을 낀 채 "시험이 끝나면 치킨을 가장 먹고 싶었고, PC방도 가고 먹고 자고 놀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12년 동안 이렇게 잘 보듬어 주시고 하셨는데 이젠 제가 무언가를 자립적으로 시작해 봐야 할 시기인 것 같다"며 어머니께 감사를 표했다.
같은 시간 서울 용산고 앞도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수능 시험이 끝나자마자 교문 안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일가족을 만나 귀가하던 김승원 군(19·남)은 "9월 모의고사와 비교했을 때 영어는 살짝 쉬웠고 국어, 수학은 비슷했던 것 같다"며 "오늘은 밥 먹고 좀 쉬다가 토요일에 면접만 끝나면 친구들이랑 놀러 갈 것 같다"고 웃었다.
올해로 3수를 한 민상기 씨(20·남)는 밝은 표정으로 "아직 탐구 채점은 안 해서 모르겠는데 국어, 수학은 어느 정도 괜찮게 나온 것 같다"며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려고 이태원에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수능 시험이 종료되기 전 4시 20분경부터 고사장 앞은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붐볐다.
남편, 중학생 딸과 함께 수험생 아들을 기다리던 백현옥 씨(49·여)는 "시험 끝나고 아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를 저녁으로 먹으러 갈 것"이라며 "원래 좀 긍정적인 아들인데 좀 피곤하다고 하긴 했지만, 오늘은 잠을 잘 자서 컨디션이 좋다고 했어서 결과가 좋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sinjenny9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