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피의자 변명은 당연"…세관마약 사건 '신빙성 의문'에 반박

백 경정 "진술 바꾸는 건 특별한 내용 아냐…당연한 자기 변호"
현장검증서 운반책 압박 의혹엔 "작은 소란 사실…추후 다시 검증"

백해룡 경정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권진영 기자 = '세관 마약수사 외압의혹'의 핵심 근거인 운반책들의 진술이 번복돼 의혹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백해룡 경정이 정면 반박했다.

백 경정은 마약 운반책들이 진술을 바꾸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고, 당시 수사팀이 현장검증하는 과정에서 혐의자들을 다그쳐 진술을 받아내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백 경정은 5일 20장 분량의 해명 자료를 내고 한 언론에서 보도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기사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해당 기사에서 '운반책 A 씨가 경찰 수사 단계에는 자발적으로 밀수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가, 재판에서 상선의 협박과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필로폰을 유통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다른 피고인도 자신의 범죄를 희석시키기 위해 재판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변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지검 강력부에서 검거했던 다른 피고인들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했던 진술에 반해 여러 가지 정황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로 바꿔 말했다"며 "무슨 특별한 내용이 아니고 인지상정·자기방어에서 나오는 자기변호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마약 운반책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바꾸는 건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게 백 경정의 설명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인천공항본부 세관 직원 3명의 증언도 나왔다. 이들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이뤄진 백 경정 수사팀의 현장 검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11월 10일 현장검증에서는 운반책들의 증언이 엇갈리며 작은 언쟁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백 경정이 '이게 맞지 않느냐'며 운반책들을 다그쳤다는 게 세관 직원들의 주장이다. 또 백 경정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세관 직원들을 세워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백 경정은 당시 소동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다시 이뤄진 현장 검증에서 운반책들이 밀수를 도와준 세관 직원을 지목했다고 반박했다. 장시간 현장검증이 이어졌다는 말에는 "잠깐 서 있으라고 요청하였을 뿐, 채 5분이 되지 않았다"며 "영상자료를 모두 남겼으니 추후 확인해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백 경정이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으로 근무하면서 함께 일했던 팀원이 지난 7월 내부망에 "운반책 진술이 전부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린 데에서는 외압 때문일 거라고 했다.

백 경정은 "백해룡이 버티고 있을 때도 외압 때문에 한발짝도 못 나갔는데, 쫓겨난 이후 남겨진 수사팀 구성원이 느꼈을 압력은 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의혹은 2023년 인천공항본부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과 마약 밀반입에 공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경찰 수뇌부가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내용이다.

백 경정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처음 이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합동수사팀이 꾸려졌다.

지난달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백 경정을 합동수사팀에 합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검찰·경찰·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유관기관 합수팀 외 백 경정을 팀장으로 하는 5인 규모 별도 수사팀이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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