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터 도박 경험"…경찰, 도박예방 설문조사 초등생 4학년으로 확대 실시

2024년 조사 결과,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친구 도박 목격
서울청 "작년 대비 올해 현황 분석해 예방 교육 '바로미터'로 활용"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경찰이 서울 시내 4~6학년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예방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하는 설문조사로, 올해에는 4학년 초등학생까지 그 대상을 넓혔다. 경찰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불법 도박 예방 방안을 세우고 예방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과 서울특별시교육청,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5주간 초등학교 4~6학년 학생과 중·고등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예방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설문조사에 비해 가장 달라진 점은 대상이 4학년 초등학생으로까지 확대된 점이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초등학생은 5~6학년만 대상이 됐다.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 때부터 도박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있었고,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하고 향후 초등학생에 대한 집중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설문조사는 QR코드를 활용한 방법으로 진행하며, 총 26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문항은 △온라인 도박 경험 여부 △시작 연령 △유형 △도박 참여 방법 △도박 관련 인식 등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도박 유형에 대해 온라인 카지노와 e스포츠·게임 내 베팅, 오프라인 카드(홀덤 등), 온라인 실시간 게임 등 중 선택하도록 했다. 도박에 참여하게 된 경로에 대해선 친구·또래, 가족·지인, 유튜브·스트리머 방송 및 광고, 인스타그램·틱톡 등 SNS 광고를 통한 것인지 물었다.

도박할 때 주로 사용하는 기기나 장소, 지출 금액, 잃은 금액, 자금 마련 수단에 대한 문항도 있다. 아울러 도박으로 인해 가족과의 갈등이나 학업 저하, 금전 문제, 우울·불안 등 정서 문제를 겪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됐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구가 온라인 도박을 하는 걸 본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설문에 참여한 전체 1만 685명 중 10%(106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친구가 도박한 것을 목격한 것이다.

청소년 도박 참여 비율은 남학생(86%)이 많았고, 시작 시기도 대부분 중·고등학생 때(72%)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하는 도박으로는 '바카라 등 온라인 불법 카지노'(55%)였다.

지난해 경찰은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청소년 도박 참여 인원을 파악하고, 불법 사채를 빌리는 등 2차 범죄로 나아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현재 진행 중인 설문조사에 대해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A 씨는 "주변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심각한 건지 걱정된다"며 "온라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들어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대책이나 보호 조치가 확실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B 씨는 "청소년기에는 또래 친구를 따라 가게 되는 성향이 강한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도박인지 모르고 접할 수 있는 경로가 점점 많아진 것 같아 우려된다"며 "설문조사 외에도 예방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5주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청소년 도박 참여 인원 등 및 추세를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추후 설문조사 결과를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의 '바로미터'로 삼아 적극적인 예방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하동진 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은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이후 사회적으로도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며 "작년 대비 올해 청소년 도박 추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 도박의 원인을 확인하고 현상을 분석해 '학교전담경찰관(SPO·School Police Officer)'의 활동을 비롯한 청소년 도박 예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