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도 인터폴 작전, 18개국 386명 마약사범 검거…'9조원' 마약류 압수

1.5억명 사망 가능한 펜타닐 적발…한국인 유통사범도 검거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 개최…"마약수사 공조 필요성 높아져"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한국 정부가 주도한 인터폴 국제공조 작전을 통해 18개국에서 386명의 마약사범이 검거되고 9조 원이 넘는 마약류가 압수됐다.

경찰청은 16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2025년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ICON)'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간 경찰청은 2010년부터 마약정보 공유 및 공조수사 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수사기관들과 함께 매년 콘퍼런스를 개최해왔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스리랑카에서 진행된 인터폴 작전인 '라이언피시-마약Ⅲ'의 결과도 공유된다. 라이언피시-마약Ⅲ 작전은 한국 정부가 3년간 1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한 작전으로 3년 차 사업인 올해 작전에는 18개 국가가 참여했다.

이번 작전으로 18개국에서 386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했으며 9조 1975억 원 상당(76톤)의 합성마약을 압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압수된 마약 중 펜타닐의 경우 1억 510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양이다.

작전 과정에서 인도에서는 '케타멜론'(Ketamelon)이라는 최상위 다크넷 마약조직이 적발됐다. 이 조직은 지난 14개월간 600건이 넘는 마약 배송에 관여했다.

또 미얀마에서는 마약 범죄에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차량 2대가 적발되었는데 차량에서는 파인애플 뒤에 숨겨진 헤로인 22㎏과 신종 마약인 '야바' 알약 525만 정이 발견됐다. 또 후속 수사 과정에서 야바 400만 정이 추가로 압수됐다.

이번 작전에서는 자극제 계열 마약과 이완제 계열의 마약을 혼합한 형태의 극도로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마약류들이 대거 적발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섞인 엑스터시(MDMA) 알약이, 인도네시아에서는 펜타닐, 헤로인, 코카인과 혼합되는 경우가 많은 진정제인 '자일라진'이 116㎏ 압수됐다.

마약을 일상적인 제품에 숨기는 수법은 더 교묘해졌다. 몰디브에서는 네덜란드에서 발송된 서핑보드 안에 케타민 3.85㎏이 발견됐고 미얀마에서는 분말차로 위장된 헤로인이 적발됐다. 고양이 사료 봉지 속에 케타민이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검거된 마약사범 중에는 인천국제공항으로 대규모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밀수를 주도한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던 한국인 용의자도 포함됐다. 그는 곧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올해 13회를 맞은 콘퍼런스에는 태국 마약통제청 외사국장을 포함해 미국·프랑스·필리핀·호주·베트남·말레이시아 등 27개국의 대표단과 인터폴, 아세아나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 국제마약통제위원회 4개 국제기구 관계자가 참석한다.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대검찰청·해양경찰청·관세청 4개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국내외 전문가 130여 명이 국경을 넘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참석자들은 '하나 된 힘, 안전한 미래'라는 표어 아래 '마약범죄 수사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암호화 메신저 등 기반 비대면 마약 유통 수사 사례 △마약거래 자금세탁 추적 및 불법 수익 환수 전략 △첨단기술이 이끄는 마약수사의 미래라는 세 가지 주제로 분과를 분리해 국내외 수사기관, 국제기구, 민간, 학계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한다. 이에 더해 참석 국가 간 양자회담을 통해 수사팀의 마약류 유통 사건 수사를 지원할 수 있는 국제공조체계를 구축한다.

이날 행사 개회사에서 박우현 경찰청 형사국장 직무대리는 "젊은 세대가 마약에 빠지는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국가와 기관이 힘을 합쳐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이번 행사가) 더 안전한 미래를 위한 모두의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데이비드 카운더 인터폴 조직·신흥범죄국장은 "마약류 유통사범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수사기관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협력하는 것"이라며 "초국경 문제에 대해 초국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