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내시경 검사 거부한 병원…인권위 "차별"

병원 측 "응급의료시설 없어 과거 병력자 검사 제한될 수 있어"

1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환자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병원이 내시경 검사를 거부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조현병 병력을 이유로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일방적으로 취소 당한 A 씨 측은 병원의 행위가 부당한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A 씨의 자녀는 지난해 3월 16일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건강 검진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A 씨가 조현병 치료 약을 먹고 있음을 구두로 전달했다.

병원은 A 씨의 자녀가 7월 16일로 예정된 내시경 검사 예약확인을 위해 보름 전 전화하자, 검사 예약을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A 씨와의 면담도 없이 내시경 검사를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A 씨의 자녀에게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피진정기관의 특성상 과거 병력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위·대장 내시경 검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소명했다.

또한 병원 측은 정신질환자는 내시경 고위험군인 '상대적 금기'에 해당되며, 피진정기관에 응급의료시설이 없어 수검자의 병력에 따라 검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인권위에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병원 측 조치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우선 인권위는 의료기관이 내시경 검사에 수반되는 위험성을 고려해 특정 환자에게 검사를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위·대장 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의료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같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제한은 반드시 객관적이고 개별적인 의학적 판단 절차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병원은 피해자의 정신질환의 중증도, 일상생활 수행 능력, 복용 중인 약물 및 복용 기간, 과거 내시경 검사 이력 등 관련 의학적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거나 검토하지 않았다.

또한 정신질환자에게 내시경 검사가 일정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은 그러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환자에게 가능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논리다.

인권위는 해당 병원에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의료인 및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