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서 동거남에 살해당한 여성…안전 묻는 경찰에 "괜찮다"(종합)

범행 과정서 손 심하게 다쳐 출혈…경찰 "치료 뒤 조사 예정"
두 차례 신고해 출동…경찰이 전화하자 "다 끝나서 괜찮다"

서울 구로경찰서 2022.12.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동거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과거에도 경찰에 폭력 관련 신고를 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수십차례 신고자에게 연락했지만 '괜찮다'는 취지로 답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살인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17분쯤 구로구 가리봉동에 마사지 업소를 개조한 주거지에 함께 살던 50대 여성(귀화자)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은 관리인이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고,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먼저 공격하려고 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쳐 출혈이 심해 현재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다친 상황이라서 조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치료를 마치고 조사한 뒤 영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는 두 차례 112에 관련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3년 6월 11일 A 씨는 경찰에 전화해 '넘어져 뼈가 부러졌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가 때려 A 씨의 다리가 골절된 사실이 확인돼 벌금 선고를 받았다.

지난 26일 오후 10시 8분쯤에는 A 씨가 '사람을 괴롭힌다', '금방 전화한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신고자 위칫값을 확인 후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연락했지만, A 씨는 "별일 아니다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신고자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약 50번 전화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가, 다음 날 오전 7시 17분쯤 A 씨는 "말다툼이 있었으나 풀려서 핸드폰을 끄고 잠들었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A 씨에게 대면 만남을 요청했지만 "다 끝나서 괜찮다"고 말하며 만남을 거부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가 넘어 피해자와 연락이 닿은 경찰은 A 씨가 열차를 타고 나주로 이동한다는 말을 듣고 전남 나주경찰서와 공조해 안전 여부 확인에 나섰다.

도착한 열차를 탐문한 경찰은 A 씨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신고자 위칫값에 따르면 열차를 이용한 게 맞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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