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촌 강제집행…CCTV 설치 두고 조합·거주민 대치
'거주민 감시하려 CCTV 설치한다'며 거세게 반발
지난 4월 이후 강제퇴거…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 예정
- 박동해 기자,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김형준 기자 =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성매매 집결지)으로 불리는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에서 재개발을 위한 강제퇴거가 이뤄지면서 재개발 조합과 거주민들 간의 대치 상황이 빚어졌다.
9일 성북구청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서울 성북구 성매매 집결지 내에 건물 1채에 대한 명도집행(강제퇴거)을 실시했다. 이날 집행 현장에는 법원 집행관 2명을 포함해 조합관계자 및 보안요원 등 100여명이 투입됐다.
해당 건물에는 이주를 거부한 거주자 1명이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개발 조합 측은 해당 거주자의 짐을 빼내고 출구를 폐문한 뒤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퇴거에 반대하는 이주대책위원회 등이 항의하면서 집행하는 쪽과 한때 대치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수진 미아리 성 노동자 이주대책위원장은 "용역들을 막으면서 몸싸움이 있었다"라며 "저도 용역과 충돌을 하면서 쓰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주대책위는 조합이 CCTV로 자신들을 감시하려 한다며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3시쯤까지 재개발 지역 내 추가적인 CCTV를 설치하는 작업이 이어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이주대책위의 항의가 계속됐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기도 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법원의 인도 하에 강제집행이 이뤄진 것"이라며 "거주자가 퇴거해야 함에도 나가지 않고 있어서 강제집행을 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재개발 조합은 지난 4월에도 집창촌 일대에 대한 강제 퇴거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이주율이 84% 정도에 이른 가운데 조합은 연말까지 퇴거를 거부한 거주자들에 대한 강제 집행을 순차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미아리 텍사스촌이 있는 신월곡 1구역은 지난 12월부터 재개발을 위한 부분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거주하던 성 노동자들은 거주 대책을 요구하며 수개월째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potgu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