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꼼짝마"…경찰, 피해구제 전담 인력 운영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
일선 경찰관들 "고통받는 동료들 많은 도움 될 것"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경찰이 악성 민원에 대응해 '피해 구제 전담 대응팀'을 운영한다. 피해를 본 경찰관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악성 민원에 대한 민·형사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취지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16일부터 악성 민원 피해 구제 전담 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현재 경찰청 감사담당관실 소속 전담 임기제 공무원 4명(행정 7급)이 선발돼 전국의 피해 구제를 지원하며, 악성 민원이 많은 경기남부경찰청의 경우 담당 공무원 1명을 별도로 선발했다.
악성 민원 피해 구제 전담 인력은 지난해 10월 29일 '민원처리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시행령은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의 위법 행위에 대해 필요한 경우 직접 고발하는 등 직원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악성 민원 즉시 종결, 위법 행위 엄정 대응 등을 규정한 '경찰관서 악성민원 대응 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며, 피해 구제 전담 인력 선발을 올해 2월부터 추진해왔다.
전담 대응팀은 악성 민원 피해 구제 신청 시 위법 행위에 대한 현장 지원에 나서며 기관 차원에서 직접 고발하거나 피해 공무원의 고소를 지원한다. 또 정신·신체·재산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심리 상담 등 피해 회복도 지원한다.
아울러 전국 악성 민원 현황을 관리·분석해 선제적 피해 구제 사례 발굴 및 대응 체계 구축 등 예방 중심 악성 민원 관리에 나선다.
경찰청에 따르면 악성 민원으로 분류되는 위법 행위 수반 민원은 2022년 5218건에서 지난해 1만 393건으로 99.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악의적 반복 민원은 7만 1957건에서 8만 5236건으로 늘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다 보면 여러 민원에 시달리게 되는데 공무집행방해,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조치가 동반돼야 악성 민원을 근절할 수 있다"며 "그러나 여기에 개인 시간을 쏟기 어렵고,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경찰관 개인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이번 피해구제 전담 대응팀 운영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도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는 동료들께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며 이번 피해구제 전담 대응팀 운영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피해 구제 전담팀을 운영하는 경찰청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들이 부당한 요구를 반복적으로 하거나 민원 처리 담당자들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 등 위법 행위를 수반한 민원들이 연간 총 10만여 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악성 민원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를 개인적으로 알아봐야 했는데 여건상 쉽지 않았다. 이를 조직 차원에서 지원하고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피해 구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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