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에 성난 대학가…"법원과 검찰은 국민의 분노 느껴야"

서울대·경희대·숙명여대·홍익대 등서 '尹 파면' 촉구 집회
집회서 '법원의 구속 취소·검찰의 즉시항고 포기' 비판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학생·직원·교수·동문들이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며 공동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2025.3.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권진영 유수연 이강 기자 =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자 대학가에서 사법부를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11일 서울대와 경희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에선 윤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과 사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연이어 열렸다.

서울대 관악 캠퍼스 행정관 앞에서는 낮 12시 30분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 약 40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검찰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사법기구는 내란 수괴와 내란 옹호 세력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서둘러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시언 씨(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이 나라를 내전 직전까지 몰고 갔던 그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쿠데타 일으킨 자를, 그렇게 어렵게 잡은 윤석열을 석방하다니, 당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허탈감 등을 느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대학가를 돌며 탄핵 반대 여론을 확산하고 있는 극우 세력을 언급하면서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배균 서울대 사범대학 지리교육과 교수는 "극우 세력의 난동은 대학이 정치적 토론과 공론장 역할을 다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지식의 전당으로써 비판적 이성을 바탕으로 민주적 가치와 사회적 합의 만들고 지켜내는 보루의 역할과 사명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오전 11시 30분쯤 경희대 정문 앞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 중이다. 2025.03.11/뉴스1 ⓒ 뉴스1 이강 기자

경희대 정문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학생과 교직원 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더 이상 경희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윤 대통령의 빠른 파면을 외쳤다.

익명을 요청한 경희대 재학생은 "약자의 보호를 위해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피의자)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이 잘못 적용돼 윤석열이 석방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윤석열의 반민주적 계엄을 마치 법적 테두리 내에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학교 내에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수빈 씨(경희대 사회학과 22학번)는 "나는 한국인이자 청각장애인인 재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탄핵 반대 세력은 발언자를 향해 발음이 좋지 않으니 중국인이냐며 비아냥거리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전형적인 외국인 혐오를 내뱉었다"면서 "정권에 불안감을 느낀 한 명의 청각장애인으로서 규탄하며,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인에 대한 혐오 발언을 멈춰달라"고 지적했다.

11일 오전 9시 30분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숙명여대 순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종식 가로막는 사법부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03.11/뉴스1ⓒ 뉴스1 권진영 기자

앞서 숙명여자대학교 학생 8명은 오전 9시 30분쯤 숙명여대 순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결정은 구속 절차에 대해 종래의 해석이 아닌 윤석열 측이 주장한 다른 해석을 적용한 것으로, 내란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윤석열 측에만 유리한 방식으로 법률이 적용된 것"이라며 "사법부의 판결과 검찰의 태만은 곧, 사법부가 초래한 제2의 내란 사태가 됐다"고 비판했다.

홍익대학교에서도 오전 10시부터 학생 6명이 사법부와 검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내란수괴 탄핵하라", "항고 포기 검찰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홍익대 경영학과 19학번 재학생이자 시국선언을 제안한 강태성 씨는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르고, 삼권분립을 군대로 짓밟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관저에 있는 게 정의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법원과 검찰은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각자 작성한 대자보 들고 학교 건물에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11일 오전 10시 홍익대학교 재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항고포기 사법부와 검찰을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2025.03.11/뉴스1(윤석열 퇴진을 만드는 홍익대학생 모임 제공)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