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흉기난동 부모 걱정도 "불안해서 아이 학원도 못 보내겠다"
유동 인구 많은 학원가…"불안해서 픽업해요"
손에 흉기 들었는지부터 확인…흉기 난동에 커지는 불신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학원을 그만 다니게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만약 괴한과 마주치면 아이라도 살려야 하는데 아이 안고 뛸 수 있을까요? 별생각이 다 드네요."
방학을 맞아 학교가 아닌 '학원'에 자녀를 맡겨야 하는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사상자 14명을 낸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에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예고 글'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학교 1학년과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숙정씨는 7일 "대중교통 포함해서 밖에 혼자 보내기가 불안해 가능하면 직접 학원에서 차로 데려온다"며 "특히 학원가는 유동 인구가 많아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은선씨(46)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경기도 용인에서 분당으로 학원에 다닌다"면서 "아이가 '묻지마 폭행' 피해자가 될까 두려워 학원은 자차로 데려다주고 방검복 등 호신용품도 찾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흉기 난동'이 두려운 건 학원에 다니지 않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도 마찬가지다.
이승선씨는 유치원생 자녀 1명과 초등학생 2명을 둔 3남매 아버지다. 이씨는 "며칠 전 아이가 교회 수련회에 갔는데 아무래도 불안했다"면서 "버스에 내리는 시간에 맞춰서 아이 할머니가 도와주시는데 버스 시간에 맞춰서 대기했다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상상도 든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3살 아이를 둔 박귀원씨는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 마주치면 손부터 살핀다"면서 "특히 등·하원할 때 엘리베이터에서 아이를 뒤쪽으로 서 있게 하거나 주위를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위가 좀 지나 실외 놀이를 하게 되면 이전보다 더 불안할 것 같다"고 하소연을 했다.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다수의 시민은 외부 활동을 꺼리고 있다.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당시 인근 카페에 있었던 나채영씨(27)도 여전히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씨는 "서현역은 몇십 년간 자주 갔던 장소인데 익숙한 장소가 공포의 장소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르바이트하기 위해 잠시 밖을 나왔던 저를 제외하고 가족들은 주말 동안 집 밖으로 아예 나오지 못했다"며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상황이 이래지자 경찰은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불심검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3일간 442건의 검문검색이 시행됐고, 그중 14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대부분 무허가 무기 소지, 협박으로 현행범 체포됐으며 마약 혐의도 1건 있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문검색 기준은 '현장 경찰'의 판단에 의해서 할 수밖에 없다"며 "살펴봐서 일반인과 다르게 행동을 하거나, 불안해하는 등 특이 동향이 발견됐을 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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