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국수본부장 우종수, 풀어야 할 네가지 숙제

경찰청장 견제하며 독립성 인정받아야…정치권력 등 수사역량도 입증
1년 남은 대공수사권 이관 준비…업무과부하 호소 수사 경찰 달래야

우종수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2022.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우여곡절 끝에 경찰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이 임명되면서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외부가 아닌 경찰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임명되면서 그동안 추진해 왔던 과제들이 흔들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안도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우 신임 본부장이 첫발을 뗀 수사권 독립을 보다 공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은 물론 경찰 서열 1위인 경찰청장도 외압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본업인 수사 역량을 인정받는 것도 급선무다. 이는 독립성 강화의 전제조건인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커진 국수본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길이다.

아울러 1년 앞으로 다가온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까지는 이관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무 과부하로 현장을 떠나는 수사 경찰을 달래는 것도 우 본부장의 몫이다.

◇'비경찰대' 우종수 신임 국수본부장, 수사 독립성 강화 '최우선 과제'

정부는 27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을 임명했다.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지 30일 만이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시·도 경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수사종결권 등 많은 권한을 갖게 되자 수사의 책임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동시에 수사 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해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경찰청장도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국수본부장에게 개별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

출범 취지와 달리 그동안 국수본은 사실상 경찰청장 지휘 아래 놓여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초대 남구준 본부장 역시 김창룡 당시 경찰청장의 경찰대 1년 후배로 출범부터 독립성 논란이 이어졌다.

우 본부장은 국수본 본래 취지에 맞게 경찰청장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 본부장은 행정고시 특채(경정)로 입직했다. 경찰대 기수 문화에서 자유롭고 윤희근 경찰청장과 나이도 동갑이다. 특히 정부가 비경찰대 힘 실어주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 본부장이 경찰청장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기 유리한 환경이 갖춰졌다.

◇한국판 FBI로 출범했지만 '희미'…정치권력 등 수사역량 입증해야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검·경수사권 조정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도 우 본부장의 과제다. 국수본은 탄생 초기에만 해도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는 희미해진 지 오래다.

특히 지난 2년간 국수본은 권력형 비리 수사로 내세울 만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주요 사건에서는 국회의원 5명 가운데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1명을 강제 수사하는 데 그쳤다.

우 본부장은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등을 거쳐 '수사통'으로 분류된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던 2018년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풍부한 수사 경험을 살려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린 사안에서도 확실한 '업적'을 남겨야 한다.

◇1년 앞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준비…'업무 과부하' 현장 떠나는 수사관들 달래야

1년도 남지 않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경찰 이관을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도 그의 과제다.

2024년부터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폐지되고 관련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오기로 돼 있지만 정부와 여권을 중심으로 이를 백지화하거나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대규모 간첩단 사건이 터지면서 이런 주장엔 더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남은 1년간 경찰이 안보 수사 역량을 입증해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대공 수사권 이관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국정원과 원활한 협조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으로 인해 수사 부서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도 국수본부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에 인력 충원·포상확대 등의 당근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경찰 관계자는 "우 본부장은 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내부 평가가 좋다"면서도 "경찰 수사 수장으로서 수사에 있어선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수사관들의 사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