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 복구 아직인데"…태풍 힌남노 북상에 주민들 '불안·걱정'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2일 오전 제주 서귀포항에서 서귀포해경이 연안구조정 계류장을 육상으로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2022.9.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이비슬 권진영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 소식에 이재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큰 비가 올 경우 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지역주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달 8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크게 입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신사동 일대는 여전히 수해복구가 한창이다. 특히 수해피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빗물받이의 배수로는 담배꽁초 등 각종 이물질로 막혀있다.

신림동에 40년째 거주 중인 정모씨는 "관악구가 저지대라 지난 집중호우 때 거의 다 물에 잠겼다"며 "젖은 살림살이 다 내놓고 치운 지 열흘도 되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이어 "시설이 낡아 하수구로 비가 역류하는 일이 다반사다"며 "배수로도 쓰레기로 막혀있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 이재민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아파트 옹벽이 무너져 피해복구가 한창인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주민들 역시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극동아파트 한 주민은 "지금도 105동 아파트 쪽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며 "재난지역으로 동작구가 선포했다고 하지만 저희 아파트에 대한 언급과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힌남노 북상을 앞두고 몇몇 구청은 수해피해 복구는 물론 근본적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선제적 방안에 대한 체감을 하지 못한다.

서초구청은 지난달 21일부터 호우가 집중된 강남역 일대 사고장소와 저지대 유동인구가 많은 108곳에 '맨홀 추락방지시설'을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집중호로 인한 역류로 맨홀 뚜껑이 열리고 파손되며 발생한 인명피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방배동과 양재동 등 일부 상습침수지역에는 2개 권역으로 나눠 침수해소대책수립에 나서기도 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며 "더 이상 비가 와도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 '수해로부터 안전한 지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배동에 거주하는 A씨(28)는 "저번 집중호우로 인해 제가 사는 빌라 주차장에 물이 들이닥쳐 피해가 컸다"며 "아직까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재동에 거주하는 박한슬씨(32)도 "근린공원 근처를 거닐다 보면 썩은 나무나 진흙이 사방에 흩어져 있는 등 피해복구도 아직 덜 됐다"고 얘기했다.

태풍 힌남노의 북상에 불안해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관악구 신사시장에서 의류매장을 하는 유모씨(73)는 "30년 넘게 장사하는데 집중호우로 허리까지 물이 찼던 건 처음있는 일"이라며 "TV에서 태풍 소리만 나와도 몸서리 치게 된다. 이번엔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식료품점을 하는 강모씨(67) 역시 "지난 피해로 물건을 들여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태풍이 온다고 하니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추석은 다가오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피해가 발생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동작구 극동아파트 107동에 거주중인 B씨 역시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비닐막을 그저 산과 옹벽 위에 덮기만 했다"며 "너무 불안하다"고 밝혔다.

한편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북상하며 5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같은날 오전 9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500㎞ 부근 해상까지 도달한 뒤 곧이어 북위 30도 경계를 넘는다. 다음날 아침에는 부산 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다. 강풍반경이 400㎞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전국에 걸친 영향은 불가피하다.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경찰관과 의경 700여명(10개 기동대)이 12일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당한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 하천 주변 유류물과 나뭇가지, 토사 제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찰청 제공) 2022.8.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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