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자도 전자발찌 부착…"더 큰 범죄 예방" vs "기계로 못막아"
법무부, '스토커에 최장 10년 부착' 입법예고
"전자발찌는 첫 단추일뿐…추가 조치 있어야"
- 구진욱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권진영 기자 = # 1만5000원짜리 절단기를 구해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강윤성(57)은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여성 2명을 살해했다. 범죄를 막기위해 채운 전자발찌는 무용지물이었다.
법무부가 스토킹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맞서고 있다.
◇ '스토킹 전자발찌' 입법예고…'환영' '의문' 엇갈려
법무부는 17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공개하고 9월17일까지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스토킹은 전자장치 부착이 가장 필요한 범죄"라며 "국가가 스토킹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계기를 개정안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을 받은 이들 중 재범 위험이 있다고 인정되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전자발찌를 10년 범위에서 부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집행유예가 나와도 법원 명령이 있으면 최장 5년 부착할 수 있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는 개정안을 환영한다며 "스토킹 범죄가 다른 강력 범죄로 향하는 입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토킹 단계에서 적절하게 조치한다면 더 큰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반응도 많다. 지금도 전자발찌 감독인원이 부족한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실제 입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스토커는 전자발찌 착용이나 다른 사람의 감시에 압박감을 받지 않는다"며 "기계 하나 채운다고 (스토킹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전자발찌 부착으로 추가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실증적 증거 또한 부족하다면서 입법예고안의 통과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현직 경찰관 A씨도 "복역이 끝난 다음 전자발찌를 차는 것은 너무 늦다"며 예방이 아닌 사후적 조치의 한계를 꼬집었다.
◇ "감독인원 증원하고 추가 정책 나와야"
전문가들은 전자발찌는 스토킹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첫 단추이므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토킹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면 감독 인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전자발찌를 채운 뒤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6월말 현재 국내 전자발찌 감독 대상자는 4538명인데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보호관찰관은 338명(2021년 기준)에 불과하다. 보호관찰관 1명이 18명을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2배에 이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석방 조건부 보호수용, 치료목적의 중간처우 형태 보호수용제 등으로 개정안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고위험 전자감독 대상자의 야간 한정 외출제한 시설 운영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 교수는 "스토킹 신고가 1년에 3000건 정도 되는데 그중 고위험군이 100명 내외일 것"이라며 그들을 수용할 야간 시설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찰청이 지난 6월 발표한 '2021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백서'에 따르면 2021년 10월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월 스토킹 범죄 발생이 지난해 11월 227건에서 올해 3월 2369건으로 감소하기는커녕 꾸준히 증가했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법무부의 입법예고는 첫 단추일 뿐"이라며 "두번째, 세번째 단추가 필요하다"면서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