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에도 '검찰국' 있는데 행안부 '경찰국' 뭐가 문제 vs 법부터 바꿔야
1991년 외청 독립이후 31년만에 정부 직접 통제 가능성
경찰 내부 반대 거세…경찰, 국가경찰위 실질화 대안 제시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경찰 통제방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경찰의 갈등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말을 아꼈던 김창룡 경찰청장이 "정상적이고 합당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경찰의 뜻과 의지를 확실히 개진하겠다"며 전면에 등장했다.
행안부는 최근 장관 직속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열고 행안부 내에 사실상 경찰국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직제 조직인 치안정책관실을 공식 조직으로 격상해 경찰의 인사와 예산 등의 업무를 맡는 것이다. 1991년 내무부(행안부 전신) 소속으로 있다가 외청으로 독립한 후 31년 만에 다시 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게 될 상황에 놓였다.
반면 경찰은 국가경찰위원회의 확대를 통해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통제 왜 나왔나?…비대해진 경찰 권한 통제엔 대체로 공감
16일 행안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통제'가 화두가 떠오른 것은 검경수사권 조정이 출발점이다. 경찰은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결과로 1차 수사권을 갖게 됐고 불송치 종결권도 챙겼다.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법)이 시행되면 검찰로부터 공직자·선거·방산비리·대형참사 등 중대 범죄 수사까지 넘겨받게 된다.
2024년 1월부턴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 권한도 가져온다. 인력 13만여명의 경찰이 수사·보안·교통·정보·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초대형 권력기관으로 재탄생하는 모양새다.
행안부는 검수완박 이후 상대적으로 비대해진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는 것을 우려해 민주적 통제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역시 권한이 커진 만큼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데 대체로 공감한다.
◇민주적 통제방안으로 경찰국 설치…경찰 "충성하게 만드려는 의도" 반발
다만 행안부가 경찰 통제방안으로 제시한 경찰국에 대해선 경찰 내부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경찰국을 만들면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이 침해된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행안부는 비직제 기구인 치안정책관실을 공식 직제로 포함해 경찰의 인사, 예산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안정책관실의 격상은 사실상 31년만에 경찰국의 부활로 해석된다.
현재 행안부 장관은 경찰청장부터 경찰서장급에 해당하는 총경 이상의 고위직 인사 제청권을 갖고 있는데 치안정책관실을 활용해 경찰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며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다. 치안정책관실의 업무가 인사 권한을 넘어 경찰청에 대한 수사 지휘·예산 점검 등까지 확대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경찰국이 부활하면 대통령으로 시작돼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휘라인이 형성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찰은 가장 우려한다. 경남경찰 직장협의회(직협)는 "경찰청을 행정안전부와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해 현 정권에 충성하게 하려는지 그 의도가 불순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행안부는 경찰청에 대한 수사 지휘, 예산 점검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법무무에 검찰국 있는데…행안부에 경찰국 무슨 문제?
법무부에 검찰의 인사, 예산 등을 담당하는 검찰국이 있듯이 행안부에도 경찰국을 만들어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것도 경찰국 신설을 주장하는 측의 주된 논거다. 하지만 이는 경찰 독립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내용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경찰은 1970~1980년대 치안본부로 불리던 경찰은 부정선거 개입은 물론 남영동 대공분실을 만들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같은 인권 탄압의 최전선에 섰다. 이후 민주화를 거치며 1991년 경찰청은 내무부(행안부의 전신) 산하 치안본부에서 외청으로 분리됐다.
당시 경찰의 독립성 확보 방안으로 내부무 장관의 치안 사무 조항이 아예 삭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직무엔 검찰 사무가 포함돼 있지만 행안부 장관의 관장 업무엔 치안이나 경찰 업무가 포함돼 있지 않은 이유다. 즉 이를 바꾸려면 입법을 거쳐야 한다.
이에 행안부는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권 등을 담은 '경찰지휘규칙'(가칭)을 행안부령으로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야당은 여소야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맞선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치안정책국을 설치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수아비'로 불린 국가경찰위 대안 될까…경찰 "실질화해야"
경찰이 통제 방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다. 경찰위는 지난 1991년 경찰행정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내무부 소속 치안본부를 경찰청으로 독립시키면서 만든 감독 기구다. 7명으로 구성된 경찰위는 치안 정책 심의·의결,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권, 시·도자치경찰위원 추천권 등을 행사한다.
다만 경찰위는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 그간 경찰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허수아비로 불리며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이유다.
이에 경찰과 시민단체 등은 국가경찰위를 대통령 또는 총리실 직속으로 옮기고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해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최근 "경찰위 실질화에 대해서는 경찰위와 경찰청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경찰위가 경찰 통제에 부적합하다는 인식을 내비치는 상황이다. 비상설이고 자문 성격의 기구인 만큼 행정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위가 경찰에 우호적인 인사 위주로 구성돼 적극적인 통제 기능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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