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제자 성폭행 경희대교수 2심서 형 늘어…징역 4년 6개월

"추행 경위, 범행 장소 등 일관적 진술…신빙성 인정"
"피해자다움 없다는 지적, 판례 법리에 비춰 타당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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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대학원생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60대 교수가 강제 추행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2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2부(부장판사 진현민 김형진 최봉희)는 준강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모 교수(61)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 교수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2심 법정에 출석해 증언한 내용을 토대로 이 교수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출국한 후 한국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범죄를 증명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추행 경위, 범행 장소, 이 교수의 집과 차량을 일관적으로 진술했고 여기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말하기 어려운 묘사도 포함됐다"며 "증언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피해자가 추행을 당하고도 장소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증언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교수가 지적하는 사정들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례 법리에 비춰 타당하지 않다"며 "대학교수로서 상당한 명망이 있는 이 교수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불쾌감을 표현하거나 자리를 벗어나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준강간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자와의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서 준강간 및 강제추행을 해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경희대 대학원 소속으로 있던 2019년 11월 지도하던 대학원생이 자신과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잃자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교수는 또다른 제자를 만나 블록체인 관련 설명회를 듣고 자신의 집과 노래방을 함께 오가면서 차량 등에서 강제 추행을 한 혐의도 받는다.

선고에 앞서 이 교수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합의를 추진하겠다며 5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할 의사도 있다고 선고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와 이 교수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정을 고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