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영만 6년' 바디캠…인권침해 불식 숙제 남기고 사용 종료

장비 노후화로 활용률 감소…작년·올해 입출고 '0건'
"사용규정 명시한 법률 부재로 적극 확대에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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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경찰관 몸에 부착돼 치안 현장을 찍는 '바디캠'(이동형 영상기기)의 시범운영이 17일 종료됐다.

시행 초기 큰 기대를 모았던 바디캠은 도입 후 6년간 시범운영만 한 바람에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같은 비판은 바디캠 활용률에서 확인된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시범운영이 장기화하면서 장비 노후화로 기기 활용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11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바디캠의 입출고는 이듬해 2만700건에 이르렀다. 이후 △2017년 2만2050건 △2018년 1만729건 △2019년 3315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와 올해 7월까지는 한 건도 없다.

경찰이 인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바디캠을 시범 도입한 것은 공정한 공무 집행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경찰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을 예방하고 현장 증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블랙박스'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경찰이 바디캠 도입을 앞두고 2015년 경찰관 8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97%가 "바디캠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범 시행 6년차인 지난해 조사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눈에 띄었다.

바디캠을 사용하겠다는 응답률은 73%로 여전히 높았으나 나머지 27%는 업무 집행 논란이 우려되고 폐쇄회로(CC)TV나 블랙박스 등 다른 수단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바디캠 사용에 부정적이었다.

경찰 내에서는 "미국 등 외국과 달리 국내에는 사용규정을 명시한 법률이 부재해 바디캠을 적극 사용하거나 확대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원인이 아닌 재난 현장을 촬영하는 해경과 소방의 바디캠이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활성화로 이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법률에 명시적 사용규정을 두고 바디캠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뉴욕에서는 경찰관 2만4000명이 바디캠을 부착해 활동하고 있다.

21대 국회에는 바디캠 운영의 법적 근거가 되는 개인영상정보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등 3건이 발의돼 있다.

바디캠이 시범기간을 거쳐 본격 도입되려면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와 경찰개혁위원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찰이 명확한 법률에 근거해 바디캠을 사용해야 인권침해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디캠 시범운영 종료 보고서에는 "폴리스캠(바디캠)을 운영하는 사용부서별 특성에 맞게 공개 여부와 범위 등을 마련, 투명하고 통일성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현장 경찰관의 적법한 업무수행을 위한 보호장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