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렉카'가 끌고가는 윤석열 X파일…사주·관상까지 확대 재생산

무속·풍자송 콘텐츠까지 영상 다수…조회수 많게는 수만 달해
반복되는 '사이버 렉카' 현상 조짐…"악의적일 시 법적책임"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진 이기림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각종 의혹이 담겼다는 이른바 '윤석열 엑스(X)파일'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여론의 관심을 따라 콘텐츠가 확대 재생산되는 '사이버 렉카' 현상의 조짐까지 보인다.

23일 유튜브에는 '윤석열 X파일'을 주제로 한 영상들이 다수 게시된 상태다. 검색창에 윤 전 총장의 이름과 같은 주요 단어들을 넣기만 하면 특정 정당 지지층이 제작한 평론 영상부터 정보 전달과 무관한 짜깁기 영상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

윤 전 총장과 그 가족의 사주나 관상을 다룬 무속인 유튜버들의 영상, 기타를 치며 풍자 노래를 부르는 영상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러한 영상들의 조회수는 많게는 수만 건에 달한다.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지만, 일부는 영상 조회수가 곧 수익이 되는 유튜브 생태계의 특성을 이용한 사이버 렉카 현상의 조짐으로 풀이된다.

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 현장에 빠르게 달려가는 렉카처럼 이슈가 생길 때마다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조회수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 등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가 쏠리는 현상을 뜻한다. 앞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연예인 학폭 논란 등 관심이 쏠린 사건마다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

관련 영상들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친여 성향 집회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논란이 불거진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 19일에는 김무성 전 의원의 측근인 장성철 공감과논쟁센터 소장이 페이스북에서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들이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되며 정치권 밖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3~4가지 형태로 퍼진 문서들 중 하나는 '윤석열 X파일'이란 제목의 6쪽 분량 PDF 파일로, 윤 전 총장뿐 아니라 부인·장모의 이력 등이 적힌 목차 형식이다. 이밖에 이들의 얼굴 사진 등이 담긴 압축파일(ZIP), '지라시' 형식의 텍스트 파일 등이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 소통수단이 카톡, 페이스북 등 옛날보다 광범위해졌다"며 "(이것이)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이나 정보를 전달 매개체로 유리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잘못된 정보를 실어나르는 등 공적언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신이 강해지며 시작된 것"이라며 "공적언론이 약화된다는 건 민주주의 전망을 고려하면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정보양이 증가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도 "유튜브나 개인 블로그에서 퍼지는 것들을 이용자들이 함부로 퍼나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변호사는 "악의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나 손해배상 등 법적책임을 법원이 전향적으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며 "법적책임이 뒤따른다는 선례가 쌓이면 정화되는 측면이 있는데 지금은 불명확하기 때문에 제어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라고 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관계자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최초 작성자와 X파일의 존재를 처음 언급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6.2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22일 X파일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23일 성명불상의 파일 최초 작성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송 대표를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세련은 "X파일이 송 대표 지시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