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왜 매번 '화장실'일까…여성에겐 공포의 공간

네티즌, '성적 페티시'로 웃어넘길 일 아냐
전문가 "어디서든 범죄는 일어나 큰 의미 없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배우이자 가수 박유천(30)이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가장 이슈가 된 것은 모든 피해자들이 범행공간으로 '화장실'을 지목했다는 점이었다.

박씨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 내 화장실에서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0일 고소당한 이후 16일과 17일 모두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각각 유흥주점 내 화장실과 박씨의 집 화장실, 가라오케 화장실 등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박씨가 화장실에 대한 '페티시'(특정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라도 있는 것 아니냐며 각종 희롱과 농담이 쏟아졌지만, 단순히 웃어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아직 혐의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저항하기 힘든 좁은 공간인 화장실에서 이뤄진 범행이라면 그 죄질이 더욱 나쁘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최근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의 영향으로 여성들에게 화장실은 공포의 공간이 됐다.

하지만 강력사건은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박씨 사건을 지나치게 공간에 한정해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강력사건이 화장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집에서도, 등산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여성이 어디서든 안전한 세상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화장실은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은밀한 공간이라는 점 외에 큰 의미가 없다"며 "화장실이 좁고 움직이기 어려운 장소라는 점은 말이 되지만 위험한 물건이 많은 좁은 공간이라면 그 외에도 다양하기 때문에 제압하기 쉬운 공간이라는 점은 사후설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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