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 서울 도심 4만명 대규모 집회(종합)

민주노총 등, "이대로는 못 살겠다" 곳곳서 집회
경찰, 시위대에 물대포·최루액…전태삼씨 연행
'맞불 집회' 보수단체, "정치파업 즉각 중단하라"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인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1년 이대로는 못 살겠다' 2.25 국민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4.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은 2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동자, 농민, 학생 등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파업 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부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파업 대회 참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어진 가두행진 때 대포와 최루액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으며 고(故)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63)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민주노총 등, "이대로는 못 살겠다" 곳곳서 집회

민주노총과 국민파업위원회는 25일 오후 4시30분쯤부터 서울광장에서 국민파업 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 민생파탄, 한반도 전쟁위기에 맞서 노동자·농민·빈민·상인·학생은 분연히 일어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등 민주주의 파괴 ▲민생고 가중 ▲철도·의료 등 공공부문 공공성 훼손 ▲한반도 평화 위협 ▲4대강·밀양 송전탑 건설 등을 규탄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화물연대, 보건의료노조, 교수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단체들은 오후 2시쯤부터 서울 각지에서 사전집회 및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24시간 시한부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임급협약을 체결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서울을 비롯해 대전, 광주, 부산 등 전국 12곳에서 열린 집회에는 모두 10만여명이 참석했으며 (부분)파업에 돌입한 사업장은 867곳으로 집계됐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등을 규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인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1년 이대로는 못 살겠다' 2.25 국민파업대회에서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이 을지로 인근 골목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2014.2.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경찰, 시위대에 물대포·최루액…전태삼씨 연행

서울광장에서 국민파업 대회를 마친 시위대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을지로입구를 통해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하나은행 앞에서 인도를 막아선 경찰에 제지를 당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영장 없이 체포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를 비롯한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법원 판결을 묵살하고 경찰이 인도를 막고 있다"며 "경찰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군화발로 짓밟는 것을 묵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변호사 등이 '경찰벽'을 뚫기 위해 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액을 뿌렸고 얼마 안 있어 시위대는 발길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서울 강서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또 이날 광교로터리 부근에 시위대 2000여명이 도로를 점거한 상황에서 물대포와 최루액를 동원해 오후 6시45분쯤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맞불 집회' 보수단체 "정치파업 즉각 중단하라"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5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국민대회'를 열고 국민파업 대회를 주최한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을 환영하고 축하해줘야 할 때 민주노총은 파업을 벌였다"며 "동방예의지국 답지 않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어버이연합 등 8개 단체들은 오후 4시쯤부터 대한문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의 이번 파업은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을 겨냥한 정권 흔들기 파업"이라며 "민주노총은 정치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과 민주노총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대한문 앞이 서로 자신들의 집회 신고지라며 몸싸움을 벌였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고교 1학년생 딸과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선영(44·여)씨는 "가정주부인 내가 관심갖는다해서 뭐가 바뀔까 생각도 했는데 작은 힘이 모여서 큰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소외된 사람, 노동자들이 덜 힘들고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안학교 제천간디학교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민현(18)군은 "국정원 대선개입문제가 점점 묻히고 사람들도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국정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연히 국정원 시국회의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