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 권은희 수사지휘서, 후속팀서 묵살

박남춘 의원 "권 과장 전보조치, 사건 축소·은폐 위한 것"

15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서 과장)이 전보조치 당시 남긴 수사지휘서를 통해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지만 바뀐 수사팀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 국정원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권 과장의 전보조치가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1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권 과장의 수사지휘서에 따르면 권 과장의 수사팀은 지난해 8월29일부터 12월11일까지 국정원 직원 김모씨 등이 66개 아이디를 이용해 384개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했고 이중 61건의 범죄혐의 글들을 밝혀냈다.

또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대통령 선거관련 문재인·안철수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 박근혜 후보자를 반대하는 글 등 620개에 890차례에 걸쳐 중복해 반대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

권 과장은 "국정원 김모씨가 여러개의 아이디를 사용했고 IP를 여러차례 변조한 것으로 의심되며 IP 변조와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활동이 제한된 사실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씨 등이 18대 대선 관련 특정후보자를 당선시키고 다른 후보자를 낙선시킬 의도로 계획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충분히 의심된다"고 결론지었다.

또 타인의 게시글을 추천 혹은 반대한 행위에 대해서도 "그 행위가 갖는 의미보다 '목적의지', '능동성', '계획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해 사실상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권 과장에 이어 댓글수사를 진행한 수사팀은 국정원 댓글 사건 피의자들의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선거개입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피의자들이 게시글, 댓글 등에 대해 '북한 비판이 목적이었다', '글을 게시한 목적이 선거운동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었다' 등 진술 대부분을 수용했다.

박 의원은 "피의자들이 댓글 등을 작성한 시기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선시기였다는 점, 북한이나 안보문제 등 정치이슈가 대선마다 큰 영향을 미쳐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당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 등이 무더기로 게시글에 추천 혹은 반대 행위를 한 점에 대해서도 '단순한 의견 개진 및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며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 권 과장이 수사지휘서에 직접적으로 야당후보를 반대하는 글 14개,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정치관여글 47개 등 총 61개의 범죄관련 댓글을 찾아 남겼지만 후속팀은 이중 18개의 댓글만 선거 관련글로 인정해 범죄사실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속팀이 누락한 댓글 가운데 이정희 후보 비방글 2개, 안철수 후보 비방글 1개 등 선거에 직접 개입하려 한 글도 포함돼 있었다.

후속팀은 댓글과 게시글을 추리는 과정에서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댓글은 빼고 북한 관련글을 의도적으로 많이 포함시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활동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였다는 주장을 옹호하려 한 것도 확인됐다.

박남춘 민주당 의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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