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만 여성' 발언 황상민 교수 "성적 역할의 차이 의미한 것" 해명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화면. © News1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화면. © News1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7일 다시 방송에 나와 해명에 나섰다.

황 교수는 이날 오후 4시50분 앞서 이같은 발언을 했던 케이블TV 종합편성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다시 출연해 일파만파로 퍼진 '생식기만 여성' 발언이 여성 비하라는 비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황 교수는 이날 이전의 발언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진의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황 교수는 "그날의 방송으로 나는 명예를 잃었고 국민은 상식을 잃었다"며 "방송 이후 연세대학교 총장께 경고메일을 받는 등 아주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방송에서) 자식을 안 낳아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말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일부 언론이 사실 확인없이 자극적인 단어로 제목을 뽑으니 이후 수많은 언론들이 그대로 따라갔다"고 해명했다.

황 교수는 "발언의 전체 맥락에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역할의 차이'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여성 대통령을 논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생식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국민에게 여성성 혹은 남성성 중 어떤 특성이 강하게 보여지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박 후보는 치마를 두른 대장부같은 이미지로 국민에게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의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성이 더 강한 박 후보를 두고 여성대통령을 강조하는 지금의 새누리당 선거 마케팅은 박 후보의 강점을 희석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선거 마케팅의 전형적 사례"라며 "박 후보가 이번에 대통령으로 당선되고자 한다면 남성성이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또 "박 후보가 '여성대통령론'을 내세우고자 한다면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후보의 단일화 논란이 잦아들고 난 후가 적절하다"며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을 '여성이 되고자 했지만 여성이 되지 못한 비운의 대통령'으로 잡아야 국민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묻는 질문에 황 교수는 "생식기라는 발언을 하면 안되나"라며 "박 후보를 여왕, 여신 등 수준으로 생각해 마치 '예수님은 용변을 보셨나요'라고 질문한 아이처럼 사과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학문적으로 생물학적 성은 '섹스'로, 사회적 성은 '젠더'로 구분한다"며 "방송에서 '섹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돼 '생식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 교수는 또 연세대 출신인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6일 유강민 연세대 부총장을 항의방문해 "여성에 대한 막말과 (여성을) 비하하는 교수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 발언한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황 교수는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생식기' 발언에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김성주 공동선대위가 아들을 중시하는 집안에서 자라며 생식기에 대한 엄청난 차별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도 역시 치마 두른 여장부로 박 후보와 비슷하게 남성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 발언에 숨어있던 심리적 문제가 솓구쳐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 교수는 지난달 31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 후보가 대선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박 후보는 그런 상황이냐"며 "(박 후보가 여성성을 갖고 있다는 건) 생식기의 문제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건 (아니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방송에서 황 교수는 "여성, 남성이라고 이야기할 때 차이는 어디서 왔는지 아는가"라며 "여성은 생식기가 남성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역할"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황 교수는 지난 5월 피겨선수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한 번의 쇼'라고 표현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교수는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해 "김연아 선수가 지금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생실습을 갔다. 바쁜데도 이렇게 성실한 것을 보면 참 좋은 학생인 것 같다"라는 김미화의 발언에 "단어를 잘못 쓴 것 같다. '성실'이라 함은 정해진 것을 꾸준히 잘 실행한다는 것이다"며 "(김연아가) 교생실습을 성실히 간 것은 아니다. 교생실습을 '한 번 간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말이다"고 답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