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음식 업체에 맡기고 시누에게 '청구서'…"제가 집안 망신시켰나요"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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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5년간 시댁 제사 음식을 도맡아 준비해 온 며느리가 몸이 좋지 않아 처음으로 전문 업체에 음식을 맡긴 뒤 시댁 식구들에게 비용 청구를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사 음식을 업체에 맡기고 시누이들한테 청구서 보냈는데, 내가 잘못한 거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5년 차라고 밝힌 여성 A 씨에 따르면 시댁은 제사를 중요하게 여겨 1년에 네 차례 큰 제사를 지내왔다.

A 씨는 "일주일 전부터 전쟁이 시작된다"며 "시어머니는 '전통'을 강조하며 제사 음식을 모두 직접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고, 난 장을 보는 것부터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는 일까지 혼자서 그 많은 양을 다 감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A 씨가 특히 불만을 품은 건 시누이들의 태도 때문이었다. 그는 시누이 2명이 제사 당일 늦게 와서는 "올해 전은 좀 덜 짭짤하네", "나물 색깔이 왜 이래?"라며 음식에 대한 평가만 하고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도 하지 않은 채 사라졌다고 전했다.

남편 역시 "우리 누나들이 바쁘잖아. 네가 좀 고생해"라며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

A 씨에게도 한계가 찾아왔다. "명절 앞두고 회사 업무는 쏟아지는데, 몸까지 안 좋아져서 도저히 못 하겠더라"며 "그래서 이번엔 그냥 제가 돈 쓰고 말자는 생각으로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프리미엄 제사 음식 업체에 전체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역의 한 제사 음식 전문 업체에 음식을 모두 주문하고, 제사가 끝난 뒤 거실과 주방을 정리해 주는 청소 업체까지 불렀다. 음식과 청소에 들어간 비용은 총 120만 원 정도였다.

이후 A 씨는 가족 단체 대화방에 업체 영수증 사진을 올린 뒤 "이번 제사는 제가 몸이 너무 안 좋아 전문 업체에 맡겼다. 전통도 좋지만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결정한 일이니 가족분들이 다 같이 누리신 서비스 비용을 1/N로 나눠 입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시댁 식구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시누이들은 "어떻게 가족끼리 돈 이야기를 하냐", "교양이 없다", "돈으로 효도를 사려고 하느냐"며 A 씨를 비난했고, 시어머니 역시 "집안 망신"이라며 뒷목까지 잡으며 역정을 냈다.

남편마저 "그냥 네가 냈으면 조용히 넘어갔을 일을 왜 굳이 청구해서 분위기를 망치냐"며 A 씨를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고 갔다.

A 씨는 "지난 5년간 내 노동력과 시간을 공짜로 바쳤다. 그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120만 원은커녕 수천만 원은 될 것"이라며 "고작 업체 비용을 나눠 내자는 게 그렇게 천인공노할 일인가"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시댁 식구들은 모두 저를 '돈 밝히는 냉혈한' 취급하는데 정작 내가 그간 겪은 고충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며 "내가 정말 그렇게 계산적이고 정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거냐?""라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힘들게 고생 많았다…그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뿐이다. 그래서 호의는 계속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 "천인공노할 대상은 시누이들 아닌가?", "뒷못 잡는 시모나 시댁 편드는 남편이나, A 씨가 너무 슬펐을 듯" 등 A 씨의 호소가 이해가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