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친정 강아지 수술비 100만원 보태자, 이혼 통보 받은 아내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친정어머니가 키우는 반려견의 수술비로 100만 원을 남편 몰래 보낸 전업주부가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정 강아지 수술비 보태드렸는데 남편이 이혼하자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전업주부 A 씨는 남편에게 매달 300만 원의 생활비를 받아 가계를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최근 명절을 앞두고 친정어머니가 가족 단체대화방에 "강아지가 수술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250만 원 정도 나온다. 너희들이 좀 보태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가 이를 거절하자 어머니는 A 씨에게 따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A 씨는 "나도 여유가 없지만 어차피 명절 용돈도 드려야 해서 용돈 50만 원과 수술비 100만 원을 합해 150만 원을 곧바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아직 아이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없어 생활비가 꽤 남는 편이고 매달 저축도 꼬박꼬박하고 있다"며 "100만 원 정도는 드려도 생활에 크게 불편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남편과 상의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명절에 친정을 다녀온 뒤 불거졌다.

남편이 "장모님께 용돈을 얼마나 드렸느냐"고 묻자 A 씨는 처음에는 50만원이라고 답했다. 이후 남편이 장모가 반려견 수술비를 걱정하던 것을 언급하자 A 씨는 "용돈 50만 원과 수술비 100만 원을 합해 150만 원을 드렸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남편은 "미쳤냐. 그 돈을 왜 우리가 보태주냐"며 크게 화를 냈다. A 씨는 "엄마가 돈이 없고 100만 원 정도는 큰돈이 아니라서 그냥 해드렸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했지만, 남편은 "개가 금방 죽는 것도 아닌데 장모님 말을 어떻게 믿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급기야 남편은 "그렇게 헛돈 쓰는지 몰랐다. 이혼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고, 다음 날 아침 실제로 이혼하자는 말까지 꺼냈다.

A 씨는 "그동안 제가 흥청망청 쓴 것도 아니고 이번에 처음 드린 건데 가족끼리 100만 원도 못 도와드리는 거냐?"면서 "돈이 있으면 줄 수도 있고 없으면 못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은 '꼴랑 개한테 100만 원'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1000만 원도 아깝지 않은 돈일 수 있고 사람마다 가치 있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다"며 "계속 돈을 드려왔다면 모를까 이번 한 번으로 이혼 이야기까지 꺼낸 것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어릴 때 엄마가 곁에 있는 게 좋겠다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해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맞벌이할 걸 그랬나 보다"고 씁쓸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생활비를 알아서 쓰는 것과 100만 원을 친정에 보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큰돈을 보낼 때는 배우자와 상의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100만 원 하나 때문에 갑자기 이혼? 남편이 핑계나 구실 삼은 것", "아내가 너무 억울할 것 같다. 전업주부가 된 것도 남편 때문 아닌가"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